몬테소리 방식 열린교육 초등교사 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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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나무라는 공장이 있습니다.

이 공장은 밤에는 쉬고 낮에만 일하지요. 뿌리에서 가지까지 물과 양분을 실어 나르는 엘리베이터가 있어요…. " 지난 9일 오후2시 서울시교육청 관내 초등학교 교사 40명이 '열린교육을 통한 개별화 학습지도과정' 연수를 받고있는 서울교원연수원 창조관 301호실. 몬테소리 교육지도 강사인 미국인 메리 엘리자베스 (32.여)가 신문지 한면 크기의 그림을 들고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 대해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칠지를 설명했다.

이어 식물학 학습지도 방법을 배운 30~50대 교사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각종 식물이 그려진 그림카드를 들고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에 대해 나름대로 의견을 나누었다.

이날 수업을 위해 새벽 5시까지 식물카드 교재를 만들었다는 목동초등학교 3학년1반 담임교사 안상숙 (安相淑.34.여) 씨는 "연수에서 배운 대로 수업시간에 가르치니까 학생들이 너무 좋아한다" 며 "깊이있고 폭넓은 내용을 쉽고도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번달 18일까지 받는 이 연수는 6~9세를 대상으로 하는 몬테소리 개별화 교육방법이다.

서울시교육청이 95년부터 초등학교에 열린교육을 권장하고 있지만 교사들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학습지도방법을 모른다는 판단에 따라 실시하는 연수다.

"몬테소리 교육방법은 아이들이 카드.차트.실물.모형등 구체적인 교재를 직접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면서 추상적인 개념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하는 것" 이라고 설명하는 엘리자베스는 "한국에서 실시하는 열린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연수기간동안 교사들은 수 (數).언어.역사.지리.식물학.동물학으로 분류된 몬테소리 교육방법을 2명의 강사로부터 배우게 된다.

연수를 위해 연수원측이 대학과 교구사에서 빌려온 학습지도 자료만도 2 트럭 2대분 2백여 종류에 이른다.

그동안 소집단 활동.자리학습.협력학습 등의 방법으로 열린교육을 해왔던 한산초등학교 진규춘 (陳圭椿.53.여) 교사는 "감각을 이용해서 원리를 터득하도록 한 학습지도 자료들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어서 호기심과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며 "열린교육에 새롭게 적용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새로운 자료개발에 노력하고 동료교사들에게 이 교육방법을 전하겠다" 고 말했다.

청덕초등학교 연구부장 안상명 (安相明.48) 교사는 "수업시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내용들이고 교사 중심이 아니라 학생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며 "이 연수를 통해 배운 교육방법을 바탕으로 열린교육을 활성화하겠다" 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올해 5월19일부터 9월12일까지 4기로 나눠 교사 1백20명에게 몬테소리 교육방법을 배우게 하고 99년까지 3백여명에게 연수 기회를 줄 계획이다.

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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