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與 과반, 편파방송 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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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中)가 11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탄핵 방송 보도의 편파성을 지적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한나라당은 11일 "방송이 권력과 밀착해 선거민주주의를 왜곡했다"며 관련자 문책을 강력히 제기했다. '탄핵 관련 방송이 불공정했다'는 한국언론학회의 평가를 근거로 들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방송의 생명은 중립성과 공정성"이라며 "특히 민감한 정치 사안을 보도할 때는 공정성을 더욱 지켜야 하는데 탄핵 편파방송으로 방송이 '정권의 나팔수'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편파방송이 국민의 올바른 판단을 방해했고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이를 최대한 이용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방송위원장.KBS 사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면서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보고서에 따르면 시사교양정보 프로그램의 경우 출연자 발언이 34대1로 편파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불공정 보도가 극심했다"며 "이에 대한 방송사의 입장이 무엇이고 어떤 시정 조치를 하며 어떻게 사과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미디어대책특위 위원장인 고흥길 사무부총장은 "이번 평가로 방송의 편향보도가 객관적으로 입증됐으나, 방송위원회가 언론학회에 분석을 의뢰한 것도 문제"라면서 "사후 조치가 더욱 중요한데 앞으로 방송위원회의 처리를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언론학회가 단순히 분석에 그치지 않고 그 같은 편파보도가 국민의 시각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기자 출신인 전여옥 대변인은 "이번 언론학회의 발표에 대해 방송사는 뼈를 깎는 반성을 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면서 "방송사는 스스로 엄중한 조치를 내리고, 프로그램 개선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BC '신강균…'은 특히 심했고, 3년 안에 소송을 걸 수 있다"며 방송사가 개선 의지를 비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은 13일 당 언론대책특위와 미디어대책특위 연석회의를 열어 이번 언론학회 발표와 관련한 당의 대책을 논의하고, 국회 상임위가 가동되면 문화관광위에서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기로 했다.

정병국 언론대책특위 위원장은 "여권은 신문만을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는데 이번 언론학회 평가로 방송개혁이 더 시급한 과제임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chlee@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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