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의 ‘눈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의 가족 관계 질문에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인사청문회 도중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지난해 8월 부인 명의로 경기도 양평의 땅을 매입한 경위를 설명하라는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의 질의를 받고서다.

진 의원은 “부인이 어떤 개인적인 아픔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고, 전원에서 야채를 재배하면서 아픈 가슴을 달래려고 한 것 같은데 그 부분을 다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게 아니냐”며 “아들이 있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10여 년 전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숨진 윤 후보자의 아들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그러자 그는 답변을 못한 채 눈시울을 붉혔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앞에 놓였던 물컵의 물을 들이켰다.

앞서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이 “영농계획서에 ‘채소를 재배하겠다’고 했는데 가 보니 전원주택 단지”라며 “농지법 위반”이라고 몰아세웠을 때 윤 후보자는 부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집사람은 가슴의 병을 앓고 있다”며 “여생을 보내겠다고 산 것인데 (논란이 돼) 이 자리를 빌려 집사람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오전 질의가 끝난 뒤 윤 후보자는 진 의원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마음이 그만…”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윤 후보자는 도덕적·정책적 자질에 대한 문제 제기에는 직설화법으로 적극 맞섰다.

임 의원이 딸이 구입한 삼청동 주택의 자금 출처를 따지자 윤 후보자는 딸의 소득 내역을 열거하며 “수정을 해야 한다면 수정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면 내겠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장 재직 시절 급증한 가계 대출 문제를 지적하자 그는 “대기업이 돈을 안 써 은행이 자금 운용할 데가 중소기업과 가계밖에 없었다. 부실 위험이 있어 DTI(총부채상환비율)·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질문을 던진 민주당 김종률 의원이 “동문서답”이라고 비판하자 그는 “그러면 답변을 안 하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문제에 대해선 “우리 사회 모두가 안고 가야 하는 수치스럽고 불미스러운 일”이라 고 강조했다.  

임장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