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株主에 할인권.사은품등 증정 일본 기업들 주식까지 판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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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일본의 공개법인들 사이에'주식판촉'경쟁이 벌어지고 있다.자기회사 주식을 많이 사주는 소액투자가들에게 사은품이나 상품할인권등을 제공하는 방법을 통해'주가관리'에 나서는 상장사나 장외등록법인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제품.서비스뿐 아니라 주식까지 판촉대상이 되는 것은 일본 기업의 경영방식이 소액주주를 존중하는 쪽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올들어'다마고치'상표 하나로 세계 휴대용게임기시장을 석권한 일본 반다이사는 지난 3월중순 자사주 1천주 이상 보유한 주주들에게 다마고치 한개씩을 사은품으로 증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불과 보름만에 1백주 이상을 보유한 주주수가 3천9백55명으로 늘어나 1년전 7백36명의 5배를 웃돌게 됐다.1천주 이상 보유 주주에게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긴키일본철도(계열호텔 숙박할인권)와 일본항공등 항공3사(국내선 할인권),식품회사인 미야자와(쌀 5㎏)등이 있다.

레저업체인 오리엔탈랜드는 1백주 이상 주주에게 도쿄디즈니랜드 이용권을,연극회사 가부키좌는 1백50주이상 주주에 주식수에 비례해 연극초대권을 나눠 주고 있다.

이밖에 하나텐(중고차할인).스모철도(케이블비디오 가입비 할인).신한큐호텔(예식장이용료 할인).미니스톱(아이스크림 무료교환권).피플(직영점포 우대권).야쿠르트(프로야구 관전권).F테크(24시간 전화건강상담권)등이 사은서비스를 통한 주식판촉에 열을 올리는 회사들이다.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처럼 소액주주 우대제도를 실시해온 일본회사는 지난 5월말현재 상장.장외법인의 14%에 달하는 4백41개사로 조사됐다.업종별로는 식품.외식.일용품등 소비자접촉이 잦은 회사가 많았고 수혜대상도 1천주이상 주주였던 것이 5백주,심지어 1백주 주주 이상까지로 확대되고 있다.

남영태 거래소이사는 이에 대해 “기업의 지분분산을 도모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및 지명도를 높이고,소액주주 기반 확대를 통해 주가관리도 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평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아자동차와 조흥은행이 지난 상반기 국내에선 처음 소액주주들에게 각각 기아차 할인(5%),예금금리 1% 우대등 혜택을 한시적으로 부여한 바 있지만 아직 이런 관행이 보편화되지는 않고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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