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카자흐스탄 동포에게 보낼 한복수집운동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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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카자흐스탄 동포들에게 한복을 보냅시다-. 옛 소련에 의해 사할린에서 강제이주된 이후 고국을 그리며 살아 온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동포들에게 보낼 한복수집운동이 대구 경산대 제한동의(濟韓東醫)학술원과 대구경실련을 중심으로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이 운동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23일 카자흐스탄으로 의료봉사활동을 떠나는 제한동의학술원 교수.학생들이 출발에 앞서 지난달 알마아타 국립의료원 김동선(金東鮮.34)한방원장과의 전화통화에서“동포들의 망향의 한을 달래 줄 한복이 귀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시작됐다.

제한동의학술원 권영규(權寧奎.한의학)교수는“사할린으로부터 강제 이주된 지 올해로 70년을 맞는 10만여명의 우리 동포들이'한복을 입고 싶어도 구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金원장은 이 학술원 한의학과 교수로 있다 한의사로는 처음으로 94년말 대한민국국제협력단(KOICA)이 해외로 파견하는 봉사단원의 일원으로 카자흐스탄으로 가 1년 계약을 두번이나 연장하며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운동이 벌어진 지 1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접수된 한복은 50여벌.“작아서 입지 못하거나 철이 지난 한복을 교포들에 대한 격려와 함께 보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주부 김명화(金明花.43.대구시남구대명동)씨는“'한복을 한번 입어 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족.친척들의 헌 한복 4벌을 모아 전했다”며“동포들이 향수를 달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한복들은 의료봉사활동단원들이 갖고 가 전달할 예정. 제한동의학술원 교수.학생들과 '건강사회 구현을 위한 대구한의사회'소속 한의사등 20명은 28일까지 4일 동안 알마아타국립의료원에서 내과.침구과.부인과.소아과를 개설,의료봉사활동에 나선다.

봉사단은 이를 위해 지난 5월중순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약재를 구입하고 교포들이 많이 앓는 질환에 대해 토의하는 등 진료준비를 해 오고 있다.

봉사단 강효신(姜孝信.경산대 한의학과 교수)단장은“고국 동포들의 사랑이 담긴 한복을 전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동포들의 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문의(053)770-2007,752-5372. 대구=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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