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혁명>2. 일본 디지털 위성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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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디지털 위성방송사업의 성공여부는 콘텐츠에 달려 있다.” 지난 5월,도쿄 마루노우치(丸ノ內)에서 열린 제31회 국제잡지연합 세계대회에 초청연사로 참석한 호주 뉴스 코퍼레이션사 회장 퍼트 머독은 이렇게 잘라말했다.채널은 수백개가 쏟아지는데 무엇으로 그 채널들을 다 채워 가입자들을 만족시킬수 있겠느냐는 것이다.그러니 위성방송사업은 소프트웨어인 콘텐츠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승패가 달려있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해 재일교포출신 사업가 손정의(孫正義)와 함께 J스카이B를 설립해 일본 디지털 위성방송사업에 뛰어든데 이어 최근에는 미 위성방송업계 2위인 프라임스타와 제휴,미 대륙에까지 진출했다.선두주자 디렉TV 대주주인 휴즈사 회장 암스트롱은“7월부터 값을 내려서라도 대항하겠다”며 머독의 도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 위성방송의 세계 제패를 꿈꾸고 있는 머독의 전략은 평소 그의 지론대로 양질의 콘텐츠를 선점하는 것.이를 증명이라도하듯 프라임스타와의 제휴발표 직후 인터내셔널 패밀리 엔터테인먼트(IFE) 매수를 발표했다.머독은 다채널시대에 대비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미국 내에서 가정용 프로를 방송해온 IFE에 19억달러를 쏟아부었다.지난해 미국의 골프전문방송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인기절정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다저스 매입이 거의 완료된 상태.머독의 콘텐츠 확보의욕은 디지털 위성방송시대가 막 열린 일본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내년 4월부터 1백50개 채널을 목표로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하는 J스카이B는 엄청난'콘텐츠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소니와 후지TV를 파트너로 끌어들여 경쟁 3사중 콘텐츠면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한때 TV아사히의 최대주주가 됐다가 주식을 되팔았던 머독과 손정의는“TV아사히가 J스카이B에 출자하길 원한다면 응하겠다”며 TV아사히가 가진 콘텐츠에도'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일본의 대목표로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하는 J스카이B는 엄청난'콘텐츠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소니와 후지TV를 파트너로 끌어들여 경쟁 3사중 콘텐츠면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한때 TV아사히의 최대주주가 됐다가 주식을 되팔았던 머독과 손정의는“TV아사히가 J스카이B에 출자하길 원한다면 응하겠다”며 TV아사히가 가진 콘텐츠에도'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일본의 대중음악계를 쥐고있는 천재 프로듀서 고무로 데츠야(小室哲哉)와 머독의 합병회사 설립소식으로 온 일본이 떠들썩했다.둘은 아시아의 아티스트들을 발굴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에 뛰어들 기세다.J스카이B는 지난 5월,일본럭비협회와 향후 5년간의 독점방영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스포츠 콘텐츠 확보도 시작했다.앞으로 프로야구와 테니스 세계대회 독점방영권도 잡을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본격적인 디지털 위성방송시대를 열었던 퍼펙TV는 현재 8개의 스포츠 전문채널을 갖고 있다.NBA농구와 해외축구 등을 방영하는'스포츠 아이 ESPN'과 프로레슬링.격투기전문채널인'FIGHTING TV SAMURAI',골프전문채널인'골프 네트워크'등이다.주로 해외 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퍼펙TV는 J스카이B가 국내 럭비방영권을 낚아채며 본격적인 스포츠 콘텐츠'사냥'에 나서자 당황해하고 있다.

오는 11월 서비스방송을 개시,12월부터 유료화할 계획인 디렉TV도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 특히 열을 올리고 있다.이 회사는 퍼펙TV와 공동으로 내년부터 일본프로축구 J리그의 전시합 생중계를 염두에 두고 교섭에 들어갔다.

“미국과 유럽,일본의 자본들이 어우러져 벌이고 있는 일본 디지털 방송업계의 콘텐츠 확보전은 대충 3년안에 승패가 가름날 것이다”소노다 다다요시(園田忠義)디렉TV 상무는 동서자본이 어우러져 큰 판의 게임을 벌이고 있는 일본 디지털 위송방송계의 앞날을 이렇게 예견했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사진설명>

디지털 위성방송 퍼펙TV의 일본방송 개시와 함께 이 방송에 콘텐츠를 공급할 일본 국내외 프로그램 업체들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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