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시장 '토종'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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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컨설팅 시장에 '토종 컨설팅'이 뜨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가 주도하던 경영컨설팅 시장을 최근 들어 국내사들이 싼 수임료와 전문화를 무기로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자회사나 투자회사로 설립된 기업들은 모기업의 컨설팅 물량을 따오는 한편 외국 컨설팅사보다 국내 기업 실정에 밝다는 강점이 있다.

삼성SDS의 자회사인 오픈타이드코리아는 컨설턴트 수를 지난해 100여명에서 올해 143명으로 늘렸고 올해 매출목표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270억원으로 잡았다. IT컨설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지난달 초 다국적 컨설팅사 베어링포인트(구 KPMG컨설팅)와 업무제휴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단기간에 IT컨설팅 분야에서 국내 3위권 안에 들었다"며 "올해에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CNS의 컨설팅 부문인 엔트루컨설팅도 현재 240여명인 컨설턴트 수를 3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컨설턴트 숫자로는 IBM에 이어 국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초기에는 LG그룹 내부의 컨설팅만 담당했지만 최근에는 정부 사업분야 등 다양한 회사의 IT 컨설팅을 맡고 있다.

네모 파트너스는 인사조직과 6시그마 부문에 강점을 지닌 전략전문 컨설팅사. 설립 4년 만에 전략컨설팅부문 업계 5위권으로 올랐다. KT와 SK텔레콤을 비롯한 유무선 통신사의 미래 전략 컨설팅 등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정도 성장한 35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우리 회사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6시그마 부문에는 조만간 10여명의 컨설턴트를 더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이먼은 최근 미국 컨설팅사 아서디리틀(ADL)과 조인트 벤처 형태로 회사를 합쳐 규모를 늘렸다. 두 회사를 합치면서 컨설턴트 수도 70명으로 확장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시아권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외국계 컨설팅사와 손을 잡아 규모를 늘렸다"며 "국내 회사와 외국계 컨설팅사가 합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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