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 첨단기술로 低價 우주탐사 실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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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Path Finder)가 한국시간 5일 오전 화성의 적도 부근인 아레스발리스 평원에 착륙하면서 선보인 장비.시스템들은 첨단 우주탐사에 새 이정표를 마련한 것들이다.

패스파인더의 제작.운항비는 76년 화성의 생물체 존재여부를 탐색했던 바이킹 프로젝트의 20분의 1 수준인 2억6천만달러에 불과했다.엄청난 기술혁신의 결과다.

'더 빨리,더 좋게,더 싸게(faster,better,cheaper)'.화성탐사에 도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내건 모토다.

NASA는 지구외의 행성에 처음으로 바퀴 달린 로봇을 착륙시키고 탐사선이 저온.저밀도 대기등에 적응하도록 인류가 가진 최고의 기술을 동원했다.

NASA는 앞으로 10년간 14억여달러가 소요될 중장기 화성탐사계획을 밝혔는데,그 첫번째 작업으로 패스파인더를 통해 기술과 경제성의 혁신을 보여줌으로써 프로젝트 전체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을 세계 각국에 심어 주려 한 것.NASA는 오는 9월 글로벌 서베이어호를 통해 화성지도 작성을 위한 탐사에 나서는데 이어 2005년에는 화성토양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등의 5개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패스파인더에 내장된 핵심기술은 탐사로봇 소저너와 착륙시 안전을 보장하는 에어백,그리고 수집한 자료를 지구로 보내는데 쓰일 통신장치등이다.

로봇 소저너는 일반 자동차 바퀴에 비해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 큰 돌부리도 쉽게 넘어가는 바퀴를 달고 있다.이 바퀴의 서스펜션(현가장치) 기능이 약하면 몸체의 중요한 장치가 충격에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소저너는 6개의 바퀴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6륜구동 방식으로 45도의 경사도 오를 수 있다.바퀴는 직경 13㎝로 알루미늄 재질이다.몸체와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연결돼 있고 각각의 바퀴는 지름 20㎝의 장애물도 타고 넘는다.

에어백의 성능도 핵심기술중 하나.화성 상공 10㎞ 지점에서 낙하산을 펴지만 시속 2백34㎞ 속도로 떨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온몸을 감싸는 에어백을 사용한 것.이 과정에서 0.9의 역추진 로켓도 가동됐다.에어백은 돌풍등 급격한 이상기후로 패스파인더가 방향을 잃거나 충격을 받아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고 모로 떨어져도 가스를 조절해 바로 설 수 있는 수평.수직 조절기능도 가졌다.

지름 2짜리 풍선을 가운데 두고 지름 0.9의 풍선이 이를 감싸고 있는 형태로 재료는 백트란이라 불리는 고신축성 섬유며 다층(多層)구조로 성능이 우수하다.에어백은 사람키의 2~3배 크기로 지상에 떨어지는데 낙하에 따른 충격완화를 위해 공이 튀듯 수차례 튀었다.지구와의 교신도 중요한 기술.착륙선은 소저너와의 중계를 맡았는데 양방향 극초단파(UHF)무선으로 연결돼 지구로부터 수신한 명령을 소저너로 보내고 소저너가 화상및 데이터 신호를 보내는데 이용된다.

윕(whip)안테나 아래에는 외부 극(極)저온에 견딜 수 있게 하기 위해 고안된 통신장비들이 따뜻한 전자장비상자에 들어 있다.대부분의 장비를 NASA가 자체 제작하지만 이 부분은 경비를 줄이기 위해 모토로라사에 주문했다.착륙때의 통신은 세머포(semaphore)라 불리는 모스부호 형태의 신호를 사용한다.탐사선에는 자동항법장치와 특수컴퓨터(80C85)가 내장돼 있다. 이중구.임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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