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이상 버는 농민 1만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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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이인면 초봉리 신기수(40)씨가 부인 김명희(37)씨와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신비디움을 가꾸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충남 공주시 이인면에서 신비디움(서양난) 을 재배하는 신기수(40)씨는 지난 한해 동안 1억5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1995년부터 5000여㎡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15년째 서양난을 재배하고 있는 그는 “고품질 신비디움을 재배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5∼6년전부터 자신이 개발한 ‘하이신비’, ‘모닝 오키드’ 등 신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이들 품종은 일반 품종에 비해 꽃이 한 달정도 오래 피고 꽃 모양도 아름답다고 한다. 제품가격도 10%이상 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12년까지 충남 지역에 신씨처럼 연간 1억원 이상 버는 농민이 1만여 가구가 탄생할 전망이다. 충남도가 최근 연간 5000∼9000만원을 버는 농민 1만61가구를 선발, 1억원 이상의 부농으로 육성하는 ‘특별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기 때문이다.

도 서삼동 농업정책과장은 “돈버는 농촌, 전문인력을 갖춘 체계화한 농촌을 만들기 위해 부농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고소득 농가 이렇게 만든다=도는 우선 선발된 농가를 대상으로 경영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고소득 요인을 분석, 농가별로 필요한 분야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농기계가 필요한 농민에게는 농기계를 싼 값에 빌리거나 구입할 수 있도록 알선해준다.경작 면적을 늘리고 싶은 농민에게는 휴경지 등을 적극 발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해준다.

농민들 간의 네트워크 구성 사업도 지원한다. 이미 1억원 이상을 버는 농민들이 같은 업종의 후발 농민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도록 후견인제도를 도입한다. 같은 품종을 취급하는 농민들의 정보교환을 위해 도 단위로 품목별 연구회도 20여개 만든다.

이밖에 도는 이들 농가별로 생산에서 판매까지 영농의 모든 과정을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농업특성화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과 재배농민 박인호(금산군 제원면)씨는 “부농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경영노하우가 부족한 농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국에서 부농이 가장 많은 충남=2008년 도내에서 순수농업소득(전체 농업 관련 수입에서 경영비를 뺀 순수익)이 1억원 이상인 농업인은 1478가구(농업법인 89개 포함)로 전국 7681가구의 19.2%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충남 다음으로 ▶경북 1235가구▶경남 1078가구▶전남 1050가구▶강원 333가구 등이었다. 시·군별로는 공주시가 196가구로 가장 많았고, ▶부여군(164가구), 천안·보령시 각각 130가구 등의 순이었다.

품목별로는 ▶축산업이 886가구로 가장 많았고▶채소 163가구▶벼 157가구▶특용작물 124가구▶ 과수 73가구▶화훼 32가구▶콩과 고구마 등 밭작물 8가구 등으로 집계됐다.

충남도 양두규 농정기획 담당은 “그동안 추진해온 축산업과 특화작목 육성시책이 좋은 성과를 거둔 덕분에 고소득 농민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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