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파크 건설도 철저한 비즈니스-2002년 겨울스포츠 유치 美 솔트레이크市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미국 유타주 주도 솔트레이크시티.로키 산록 해발 1천3백여에 자리잡은 천혜의 겨울 레포츠 타운.모르몬 교도가 다수를 차지하는 인구 17만명의 이 도시는 시내에서 30여분만 나가면 스키를 탈 수 있다.이같은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2002년 겨울 올림픽을 유치,지금 한창 경기장과 올림픽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심가에 자리잡은 컨벤션센터로부터 서쪽으로 51㎞를 달리면 윈터스포츠 파크가 나타난다.자동차로 35분쯤 걸린다.좌우의 짙푸른 초원,드문드문 자리잡은 골프장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울창한 숲이 나타난다.숲속에는 미국인들의 풍요로운 삶을 자랑하듯 여기저기에 산장이 보일듯 말듯 모습을 감추고 있다.해발 2천2백여 전후에 자리잡은 윈터스포츠파크에는 봅슬레이.스키점프.스키활강.바이애슬론 경기장이 위치하고 있다.경기장은 대부분 완공돼 이미 사용중이다.

각종 경기장과 산장등은 산밑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숲과 계곡.능선등을 최대한 살려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있다.디디 코라디니 솔트레이크시티 시장은“시에서 직원을 조직위원회에 파견,경기장 건설과 관련된 환경오염이나 파괴를 감시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당국이 환경파괴를 방치하면 환경단체들이 들고 일어나 차기 선거를 의식하는 시장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환경과의 조화를 목표로 내걸고 있는 윈터파크의 각종 시설은 또 철저한 비즈니스 정신에 입각,건설되고 있다.예컨대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봅슬레이는 미국 대표선수를 일반인과 함께 탑승시키는 활용방안을 고안,솔트레이크시티 조직위는 시설이용과 수익사업이라는 이중의 효과를 노리고 있었다.스타트라인에서 골인까지 1분도 안되는 시간에 1백달러를 받는데도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다.또 조직위는 윈터파크에 건설중인 건물과 각종 시설들을 시민에게 개방,결혼.회의.연수회등의 목적으로 이용케 하고 있었다.

스키점프 시설은 여름에도 아래에 풀을 만들어 스키점프 선수들의 기본기 훈련장으로 쓰고 있었다.일반인에게도 이 시설은 공개돼 스릴을 맛보는 기회로 제공된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을 치르는데 들어가는 자금은 모두 조직위가 자체 조달하고 있었다.중앙정부나 주정부는 융자는 해주나 무상 지원은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예를 들면 유타대에 건설중인 선수촌은 나중에 학생기숙사로 사용할 예정인데 총 건설비 1억달러중 2천8백만달러만 조직위가 유상 지원한다.나머지는 유타대가 융자를 받아 20여년에 걸쳐 학생들의 기숙사비로 갚아 나간다.윈터파크 건설비 5천7백만달러도 유타주가 일단 지원했다가 올림픽이 끝난 뒤 시설과 함께 이자까지 얹어 모두 돌려받는다.시민 세금은 한푼도 안쓴다는 얘기다.

조직위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 소요되는 경비를 모두 9억2천만달러로 잡고 이를 각종 수익사업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강인수(중앙일보 문화사업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