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록가수 최건 서울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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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조선족출신 중국록가수 최건(崔建.36.사진)이 5일 서울에 온다.11일까지 머무는 그의 첫 방한은 KBS의 개국50주년 기념 '빅쇼'특집을 위한 것.밴드와 매니저등 12명과 동행하는 그는 8일 오후 7시 서울여의도KBS홀에서 무료공연(02-468-7134)을 펼친다.

여기서 그는 출세곡인 89년작 '일무소유'부터 최근작'붉은 깃발 아래의 알'등 그를 중국록의 대부로 불리게한 대표곡들을 선보인다.

조선족3세 출신인 그는 80년대초반 클래식연주자로 음악에 첫발을 딛었다가 미국을 다녀온 친구로부터 건네받은 록음악 테이프에 심취해 방향을 선회했다.86년 그는 중국에 처음으로 서구식 록을 소개한 음반'낭자귀'를 발표해 큰 충격을 안겼다.컨트리록으로 시작한 그의 음악은 블루스,펑크,레게,재즈,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중국인의 정서를 녹인 중국의 록으로 성장했다.최근작'붉은 깃발'을 들어보면 재즈속에 중국전통음악의 요소들이 눈에 띄게 혼합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릴적 아버지로부터 엄한 민족의식교육을 받았지만 그는 엄격히 말해 중국인이다.그 자신이 직접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나는 중국어로 생각하고 사는 중국인”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런 그에게“중국땅에 꽃을 피운 한민족가수”란 칭호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좁은 국적개념을 넘어 자신이 사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삶을 열어가는 확장된 인간형을 우리가 배출했다는 선에서 그를 맞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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