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새 얼굴 송선미. 강명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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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스타 위주의 제작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우리 드라마 현실.유명 여자탤런트의 얼굴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신인 탤런트 육성에는 인색해질 수밖에 없다.새 얼굴이 없으니 기존 탤런트에 다시 의존하고 이들의 겹치기 출연은 당연시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최근 SBS 드라마를 보면 그 가능성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연기를 해낼 만한'끼'를 가진 신인을 발굴해 밀어주는 것.대표적인 사례가'모델'의 송선미와'여자'의 강명주다.

실제 직업모델들을 대거 등장시키고 있는 SBS'모델'에서 슈퍼엘리트 모델출신인 송선미의 활약은 돋보인다.

그가 연기하는 김이주는 백화점 점원에서 일약 일류모델로 변신하는 헤로인.그는 자신의 첫사랑인 이정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울고싶을 땐 울고 화내고 싶을 땐 마구 화낸다.어리광도 빠지지 않는다.매사에 적극적인 신세대를 제대로 연기하고 있다는 평이다.

신선한 마스크와 늘씬한 몸매는 송선미에겐 오히려 부차적인 매력인 셈.그 열정이 인정돼 다음달 5일 방영되는 SBS 새 주말극'이웃집 여자'에 신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캐스팅됐다.

제작진은 그녀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연기를 배우려는 자세를 꼽는다.멜로나 갈등 구조등 보다 내면적 연기로 넘어가면 아직 어설픈 점이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성실히 연기에 임하는 자세와 의욕을 높이 사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모델'의 김이주가 갖는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중이다.대선배인 정혜선씨의 일거수 일투족을 연구하고 심지어 집에까지 찾아가 연기지도를 자청한 것도 그중 하나다.

한편 월화드라마'여자'에서 막내이모 예자역의 강명주도 눈길을 끈다.그는 연극배우 출신이다.하지만 시청자들에게는 TV광고'식물나라'의 CF로 더 낯이 익다.

조카와 사랑에 빠져 고민하다 결혼식장에서 탈출하고 결국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비련의 주인공역을 능숙하게 소화해내고 있다.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의 연기는 천연덕스럽기조차 하다.

지난 15일 방영된 70분드라마 첫회분'머피와 샐리의 법칙'에서는 미혼모로 출연해 또다른 가능성을 선보이기도 했다.

SBS 곽영범 드라마국장은 이들에 대해 대단한 만족을 표시한다.

“한번 극본을 읽혀보면 금방 재질을 알 수 있다”는 곽국장은 이들을 통해 드라마의 캐릭터에 적합한 인물을 꼭 탤런트 출신에게서만 찾지 않겠다는 지론을 굳히게 됐다고 말한다. 정형모 기자

<사진설명>

송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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