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환호에 김종필 총재 '大選 필승' - 자민련 전당대회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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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4일의 자민련 대선후보 경선은 예상처럼 김종필(金鍾泌)총재의 압승으로 끝났다.그러나 한영수(韓英洙)후보도 나름대로 분전,주류측 예상(10%미만)보다 많은 17%를 득표했다.

…오후5시 정상천(鄭相千)선관위위원장이 개표결과를 발표하자 3천여 대의원들은'와'하는 함성과 함께 10여차례 이상'대통령''김종필'을 연호.개선행진곡이 울리고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단상에 오른 金총재는 흥분된 표정으로 韓부총재와 손을 잡고 대의원들에게 답례.金총재는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韓부총재의 선전(善戰)을 치하하며 대의원의 박수를 유도했다.

…韓부총재는 개표후 대변인을 통해“앞으로 金총재의 집권을 위해 적극 돕겠다”는 뜻을 간접 전달.이에 앞서 개표 초반 서울과 경남.호남지역 투표함등에서 韓후보에게 30%안팎의 지지표가 쏟아져 나와 한때 장내가 술렁였으나 곧이어 열린 인천.경기.충청.대구.경북 등지 투표함에선 金총재가 압도적 지지를 받아 대세를 갈랐다.

…두 경쟁자는 출마연설 스타일부터 사뭇 대조적.먼저 등단한 金총재는 차분한 목소리로“동지들이 저를 선택해주시면 연말 대선에서 반드시 이기겠다”“야당후보 단일화에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뒤 2분만에 마쳤다.반면 韓후보는 시종 격앙된 목소리로 당의 민주적 운영 촉구,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등을 추궁하는데 주어진 15분을 꽉 채웠다.그러나 金총재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자제하는 모습. 韓후보는“원내총무로 있으면서 대선자금 문제를 조사해 金총재에게 맡겼으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거의 완벽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힌 뒤 당 지도부의 즉각적인 공개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구 신민당 계열 대위원 표를 의식한듯“정치적 범죄집단인 신한국당과는 절대 연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당(友黨)대표 자격으로 축사한 조세형(趙世衡)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은 시종 자민련과 金총재를 극찬.그는 金총재를 거목(巨木)이라고 치켜세우고 “양당이 똘똘 뭉쳐 내각제 공동집권을 위해 힘차게 나가자”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이에 앞서 김용환(金龍煥)사무총장은 전당대회 경과보고를 통해“당초 추진하던 연내 내각제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한편 사회를 맡은 변웅전(邊雄田)의원이“벼락맞은 청와대,썩어문드러진 신한국당을 타도하자”고 열변하는등 여권에 대한 원색 비난이 잇따르자 내빈으로 참석했던 박관용(朴寬用)신한국당 사무총장과 신경식(辛卿植)정무장관은 서둘러 행사장을 떠났다.

…오후1시 대회 시작과 함께 지도부가 대의원석을 순회하자 당내 인기도가 드러났다.박철언(朴哲彦)부총재가 대구.경북 대의원석을 순회할 때는 요란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한편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은 金총재의 간곡한 권유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끝내 불참,앞으로의 거취가 주목된다.朴고문은 金총재 일변도의 당운영에 불만을 품고 9개월 가까이 당사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가 최고고문직의 재임명을 수용할 지도 관심거리다. 김현종.이정민.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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