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대학강의실에도 NIE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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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공 서적과 관련 논문.강의록에 의존하던 방법에서 벗어나 신문기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과 대학원이 늘고 있다.

초.중.고교 수업시간에 주로 적용되는 신문활용교육(NIE)의 열기가 최고 학부에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경희대 신문방송학과'휴먼 커뮤니케이션'과목 강의실. 2,3학년 학생 10여명이 두편으로 나뉘어'성인 전용 영화관 설립'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토론방식이야 여느 수업시간과 다를 바 없지만 각자 책상 위에 이 주제를 다룬 신문기사를 펼쳐놓고 학생들이 찬반 논리를 참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교수는 논쟁이 가열되거나 주제를 벗어날 경우에만 토론의 수준과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매주 특정 주제를 정해 수업하는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의 스피치토론 전문과정에서는 최근'대북 쌀지원 문제'가 논의됐다.

교재는 오로지 신문뿐으로 24명의 학생이 중앙일보'논쟁'난에 게재된 관련기사를 읽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장세창(張世昶) 공보처 여론국장은“신문은 어떤 쟁점이건 찬반 양측의 주장 및 근거를 모두 제시하고 있어 토론 기법을 익히고 판단력을 기르는 데 아주 휼륭한 교재”라고 평가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대화와 대중연설'과목은 신문 사설을 이용해 수업한다.

연설문 작성 요령도 익히고 주요 현안에 대한 감각도 늘리기 위해서다.딱딱한 신문사설을 구어체로 바꿔 요약.발표하는 능력도 아울러 기르고 있다.

성균관대 수학교육학과 3학년생은 NIE를 수학교육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만드는데 열중이다.

인천교대 사회학과 학생들은 NIE를 이용한 수업지도안 작성에 몰두하고 있다.시험에 NIE를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경기대 교정학과 3학년 전공필수과목인 범죄대책론의 중간고사에는 한보사태와'막가파'사건에 관한 신문기사를 제시하고'범죄유형과 원인을 논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지금까지 전혀 접해보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시험이라 아주 참신했다”며“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을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에 적용,사건의 본질을 분석하는 것이어서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허경호(許耕豪.39)교수는“피부에 직접 와닿는 신문을 수업에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논쟁을 벌일 수 있어 결국 토론문화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신문활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창무 기자

<사진설명>

신문의 유용성이 알려지면서 신문활용교육이 대학과 대학원에까지 번지고

있다.사진은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스피치토론 전문과정 학생들이

신문기사를 교재로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 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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