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윤석화.윤호진 '명성황후' 갈등 화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뮤지컬'명성황후'의 뉴욕공연(8월15일 링컨센터 예정)때문에 빚어졌던 제작자겸 연출자 윤호진씨와 주역배우 윤석화씨의 갈등(본지 5월13일자 40면 참조)이 마침내 봄눈 녹듯 풀어졌다.천만다행이다.

연극계를 대표하는 두'스타'들의 부딪침은 자칫 법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 없지 않았다.

두사람의 갈등은 윤호진씨가'명성황후'의 미국공연을 추진하면서 윤석화씨말고 본격적인 성악가를 주역으로 기용하려는데 대해 국내공연 성공의 주역인 윤석화씨가 반발하며 비롯돼'감정적인 비난전'으로 번져갔다.최근 윤석화씨는'명성황후'초연 당시 윤호진씨와 작성한'문건'(외국공연때는 반드시 자신과 상의한다는 등의 내용)을 가지고 소송까지도 생각했고 어느정도 진행단계에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두 사람 사이의 막다른 갈등이 한 원로의 중재로 해결책을 찾았다.평소 두 사람을 아끼던 크리스챤아카데미 강원룡 목사가 적극 중재에 나서 16일 오전 두사람의 만남을 주선함으로써 둘은'화해'했다.

윤호진씨는“그간 명예에 상처를 입히며 심리적 고통을 준 점”을 윤석화씨에게 사과했고,윤석화씨는“굳이 그 역(명성황후)을 안하더라도 이제는 만족하다”며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아직 윤석화씨의'명성황후'뉴욕공연 동행여부는 미정.그러나 두 사람 다 이해의 폭을 넓힌 만큼 동행여부는 그리 중요한 이슈가 아니게 됐다.마지막 불미스런 지경까지 가지 않은 두사람의 자제력과 필요한 시점에서 기틀을 잡아준 강목사의 어른다운 기품이'화'를 면케 했다.어느 분야건 원로의 역할이 정말 필요하다는걸 새삼 느낀다.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