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향기'속 순진한 학생 크리스 오도넬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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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여보세요,숙제 했냐.”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세대스타 크리스 오도넬(27)은 한국사람들을 만나면“나도 한국말을 할 줄 안다”며 자랑스럽게 말을 꺼내곤 한다.고교시절 한국교포친구가 있었는데 그 집에 전화를 하면 어머니가 늘“여보세요”라고 말했고 친구는“숙제 했냐”가 첫마디여서 지금껏 잊어버리지 않고 있단다.한국인 친구가 공부를 잘해서“늘 도움을 받았다”며 웃는다.

그런 오도넬이 최신작'배트맨 앤 로빈'(조엘 슈마허감독.7월 개봉)의 홍보차 16일 처음 한국을 찾았다.

'배트맨 앤 로빈'에서 그는 95년 '배트맨 포에버'에 이어 두번째로 로빈역을 맡았다.배트맨(조지 클루니)의 파트너지만 아름다운 악녀 포이즌아이비(우마 서먼)를 놓고 철없는 경쟁심을 보이기도 한다.“이번 영화는 악당으로 나오는 아널드 슈워제네거등 훌륭한 연기자들과 함께 작업해 재미있었다”는 그는“로빈의 복장이 멋있어보이긴 하지만 사실 너무 불편해 힘들었다.아마 진짜로 그런 옷을 입고 싸우면 얻어터지기만 할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알 파치노와 공연한'여인의 향기'에서 모범적인 고교생으로 나온 것처럼 그는 차분한 분위기와 맑고 푸른 눈 덕에 늘 신선한 이미지로 다가온다.지난해에는 샌드라 불럭과 공연한'러브 앤 워'에서 젊은 시절 어네스트 헤밍웨이로 나와 첫사랑의 기쁨과 아픔을 연기했던 그는“연기자로서는 드라마영화가 의미 있긴 하지만 액션영화는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어 가끔 하고 싶다”고 말한다.

14세부터 CF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스쿨타이'등에서 고교생 연기를 해오다 95년 아일랜드 대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그린'서클 오브 프렌즈'(국내 미개봉)를 시작으로 10대 스타에서 청춘스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6년전 대학 룸메이트의 소개로 만난 캐럴라인 펜트레스(24)와 지난 4월 결혼,이번에 함께 내한한 그는“장거리 전화로만 데이트하다 요즘엔 매일 함께 다닐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전한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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