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노동당 새당수 바락 팔레스타인 독립 인정 강령 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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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분패,베냐민 네타냐후의 강경 우파연합에 정권을 내주었던 이스라엘 노동당이 오는 2000년 총선에서의 재집권을 향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노동당은 3일 실시된 당수경선에서 창당 1세대 원로인 시몬 페레스(73)당수의 뒤를 이을 새 당수로 55세의 정치 신인 에후드 바락(사진)을 선출했다.바락은 이날 전체당원의 직접투표에서 57%의 지지를 얻어 다른 3명의 후보를 압도적 차로 눌렀다.그는 벌써부터 무모한 강경책으로 중동평화 과정을 위기로 몰아넣은 네타냐후 총리를 밀어낼 차기 총리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의 안보 우려를 무마하면서도 동시에 중동평화 과정을 효과적으로 진척시켜나갈 적임자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바락은 중동평화 과정의 첫단추를 끼웠던 이츠하크 라빈 전총리의 후계자를 자임,'제2의 라빈'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 당내에선 안보를 중시하는 우파성향의 인물로 꼽힌다.군참모총장을 지내기까지 35년간의 군경력 때문이다.

2년전 퇴역과 함께 노동당에 입당한 그는 오랜 군경력을 통해 쌓은 꼼꼼함과 추진력으로 라빈 전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얻게된다.정계 투신후 불과 반년만에 라빈내각의 내무장관에 임명됐고 라빈의 암살로 뒤를 이은 페레스내각에선 외무장관직을 맡았다.

미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한 바락은 경제학과 시스템공학 석사학위를 갖고있다.

그는 군경력을 바탕으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일견 네타냐후 총리와 비슷하다.그러나 협상과 양보의 필요성도 잘 알고있다는 점에서 네타냐후와 분명 구분된다.

그는 최근 노동당이 당강령에 팔레스타인 독립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채택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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