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헤쳐갈 맞춤형 경제내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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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과 금융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의 발탁이다.”(민주당 강봉균 의원)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실무 경제내각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잘 보좌할 것이다.”(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경제통으로 불리는 여야 의원들은 20일 이명박 정부 ‘2기 경제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긍정과 기대가 섞인 평가다.

의원들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필두로 한 새 경제팀에 금융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맞춤형 경제팀’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체로 환영했다. 한양대 교수 출신인 나성린(비례대표) 의원은 “내부 소통이 원활하고 해당 부처에 대한 장악력이 높아 시간 낭비 없이 경제위기를 헤쳐갈 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은 컬러가 비슷한 금융편중 인사란 점을 지적했다. 이종구(서울 강남갑) 의원은 “금융과 실물 쪽을 잘 연관해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윤증현 후보자의 경우 정무적 역량도 뛰어나다”면서도 “강만수 경제팀의 연장이란 느낌이 든다”고 했다. 당의 수석정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의원도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해 팀워크가 좋다. 그러나 성향이 똑같아 견제가 안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전북 군산) 의원의 평가는 한나라당 의원들보다도 후했다. 그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금융 쪽에 편중된 인사라는 지적도 있지만 지금은 위기 상황이라 괜찮다”며 “지난 정권 때 일했던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쓰겠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당 김효석(전남 담양-곡성-구례) 의원은 “능력은 검증된 사람들이지만 관치 금융의 중심에 섰던 이들이라 현재 세계 흐름에 잘 부합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구성 자체도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는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중앙대 경영대학장을 거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을 지낸 경제통이다.

이들 의원은 새 경제팀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일관성 있는 정책을 통한 신뢰의 회복을 들었다.

이한구 의원은 “새 사람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시장의 신뢰를 허무는 발언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라며 “말은 굉장히 신중히 하고 확실히 효과 나는 행동은 일관성 있게 해서 성공사례를 보여줘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봉균 의원도 “선제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실질적 행동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했으면 좋겠다” 고 충고했다.

팀워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우선 이종구 의원은 “한국은행 등 여러 경제주체들과 조화를 잘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한국 재정담당수석과 금융감독원 검사총괄실장을 지낸 민주당 이성남(비례대표) 의원은 “재정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의견을 잘 조율해야 한다”면서 “취약한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소외계층을 어떻게 보듬어 줄 것인지도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또 “새로 임명된 분이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대통령의 말을 추종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가영·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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