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도>51. 모던 록 - 국내 모던 록 가수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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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에서 모던 록이 무엇이며,누가 그 음악을 하는지 따지는 것은 쉽지 않다.용어 자체가 외국에서 온데다 모던 록과 대비되는 전통적 장르들조차 국내에선 아직 명확한 분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강력한 드럼과 기타비트가 특징인 메탈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깔끔하고 세련된 록을 모던 록으로 분류하는 것은 외국과 같다.그러나 단순한 코드에 징징대는 기타연주가 특징인 펑크,어두운 느낌의 올터너티브는 외국과 달리 모던 록에 포함되기도 한다.이 두 장르는 국내에 들어온지 얼마 안돼'모던 록'으로 여겨지는 경우다.

단순하고 쉬운 사운드와 짧은 머리,두꺼운 안경,복고풍 신사복등 외양에서 비틀스등 60년대 록밴드와 비슷한 것도 국내 모던 록 뮤지션의 특징.현재 대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모던 록 밴드는 주주클럽을 들 수 있다.남성 연주자들과 여성 싱어로 짜인 팀구성,여가수의 일반적 창법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주다인의 독특한 음색,블론디등 70년대 펑크밴드풍의 사운드가 모던 록의 기본요소와 일치한다.

그러나 주주클럽은 대부분 곡에 댄스비트를 많이 섞고 있어 댄스그룹과 록밴드의 중간위치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그들의 인기에는 록적 요소보다 댄스적 요소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국내에서 순수한 모던 록 밴드 시대를 기대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모던 록 가수'를 본격적으로 자처하고 나선 뮤지션은 올해초 2집을 내고 활동중인 이한철이다.초기 로큰롤에 펑키한 느낌을 섞은 연주기법,비틀스풍 사운드와 현대적 리듬의 접합등에서 모던 록의 요소가 발견된다.

이밖에 비트가 강하지 않고 기존 록의 거친 면이 많이 순화된 연주를 들려주는 그룹 넌피그,지금은 해산한 유 앤 미 블루,뉴웨이브 밴드로 분류되는 도마뱀도 모던 록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그룹으로 알려져있다. 강찬호 기자

<사진설명>

펑크의 달인 엘비스 코스텔로를 닮은듯한 외양,펑키한 연주방식으로 한국

모던 록의 기치를 높이 든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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