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골, 노인유치 경쟁 - 저축.물품구매 증가등 지역경제 보탬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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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년(老年)을 우리 고장에서'-. 미국의 시골도시들이 대도시지역의 노령 은퇴자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미시시피.아칸소.앨라배마등 이렇다할 수입원이 없는 남부 주(州)에서는 아예 주정부 차원에서 팔을 걷어붙였다.이들 주는 전담부서를 두고 다양한 유인책을 강구,이를 홍보책자에 담아 각 지역의 노령자들에게 발송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곳은 미시시피주.연금생활자에게는 소득세를 면제해주며 주내 20개 마을을 '공인 은퇴자 정착촌'으로 선정,갖가지 편의를 제공한다.노인들을 살맛나게 해주자는 캠페인도 전개중이다.덕분에 이 프로그램이 본격 시행된 95년 이후 전국 각지에서 7백쌍의 은퇴자가 이주했다.지금까지 접수된 이주 문의는 10만건이 넘는다.

시골지역이 은퇴자들을 유치하려는 이유는 이들 노인이'바람직한 시민'이기 때문이다.이들이 이주하면 은행저축.주택구입.물품구매.보험료.세금납부등 지역경제에 적지않게 보탬이 된다.그러면서도 범죄나 소란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자원봉사로 지역에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고령 은퇴자들도 과거에는 캘리포니아.남부플로리다등 휴양지를 노후 거주지로 선호했으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미시시피주의 해티즈버그,아칸소주의 메나,조지아주의 베인브리지등이 각광받고 있다.이들 지역은 날씨가 따뜻하고 생활비가 저렴하며 번잡스럽지 않다.이웃간 따스한 인정도 아직 남아있다.발길이 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미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95년 현재 3천3백만명.중요한 사실은 이들 노인층 가운데 새로운 정착지를 찾는 이주 희망자가 5%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점으로,노령 은퇴자 유치를 장래성있는 비즈니스로 여기게 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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