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자 패션 '헤로인 룩' 미국서 거센 비난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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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 패션계의 새로운 유행인'헤로인 룩(Heroin Look)'이 최근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헤로인 식(Chic)'이라고도 하는 이 유행은 쉽게 말해 마약 중독자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다니는 스타일이다.

최근 미국의 각종 패션잡지를 보면 어수선한 옷차림새에 눈밑이 시커먼,수척한 모델이 혼수상태로 너부러져 있는 사진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꼭 헤로인 중독자의 모습이다.이런게 일부 젊은층 사이에는 매혹적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풍조가 새삼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은 헤로인 룩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어온 다비데 소렌티(20)라는 패션 사진작가가 최근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건 때문이다.디투어.인터뷰.서피스.아이디 매거진등 유명 패션잡지에 헤로인 룩 사진을 게재해온 그는 역시 마약복용자였던 한 패션모델(18)과 동거해왔다.

미 언론들은 이를 계기로 헤로인 룩의 폐해와 아직도 패션계에 만연해있는 마약복용 풍토를 대대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마침내 빌 클린턴 대통령도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시장(市長)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짚고 나섰다.

클린턴은“패션계가 옷을 팔기 위해 마약복용을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는“최근 대학가를 위시한 젊은층 사이에 헤로인 복용이 급증하고 있다”며“패션계의 책임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도“다음주중 회원들을 두루 만나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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