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바마 ‘중독시킨’ 여세 몰겠다?

중앙일보

입력

관련사진

photo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쉴 새 없이 블랙베리를 체크하는 게 자신의 가장 나쁜 습관이라고 밝혔다. 시카고의 한 체육관을 나서는 그의 손에 휴대폰이 쥐어져 있다.

이코노미스트 최근까지 코카콜라, HSBC 등 한국에 근무하는 외국계 기업 직원들은 “한국에는 왜 블랙베리가 없는 거야”라며 불평을 터뜨렸다. 블랙베리는 캐나다 림(RIM)사의 스마트폰으로 현재 북미와 서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에서 약 2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이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블랙베리’ 한국 상륙 파장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 … 한국에선 이용료 부담 커 힘 못 쓸 듯

북미 시장에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2%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제품은 대단한 기능이 포함된 최첨단 휴대폰은 아니다.

그러나 회사 e-메일을 휴대폰으로도 동시에 받아 볼 수 있고 무선인터넷(Wi-Fi) 지역에서는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다. 단말기 옆에 스크롤이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기업에서 별도의 서버 설치해야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중독됐다’는 소비자가 많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나는 블랙베리에 중독돼 있다. 취임 이후에도 계속 블랙베리를 쓰고 싶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세계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블랙베리가 한국에 본격 상륙한다.

지난 12월 30일 처음으로 외국계 기업 A사에 초기 물량을 공급한다. 이에 앞서 12월 16일에는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블랙베리 론칭쇼’를 개최하고 대중에게 첫선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배준동 SK텔레콤 마케팅 부문장은 “전 세계 업무용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블랙베리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블랙베리가 기업 고객에게 편리성과 유용성을 주어 향후 비즈니스맨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에 국내에 도입된 모델은 북미에서 지난 11월에 출시된 ‘블랙베리 9000 볼드’다. 가격은 78만9360원. 12∼24개월 의무약정 기간 등 계약 내용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 개인당 30만∼5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블랙베리 볼드에 내장된 쿼티 키보드, 키보드 백라이팅 기능으로 e-메일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조도 감지 스크린, 무선모뎀, 카메라, 내장GPS, 와이파이(Wi-Fi), 내장 스피커폰 기능이 있으며 일정관리, 멀티미디어 재생, 동영상 녹화, 브라우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RIM사 관계자는 “블랙베리만 있으면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거나 택시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 친구나 가족을 만나기 전에 e-메일을 받고 보낼 수 있다.

비생산적인 시간을 생산적인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블랙베리를 이용하면 하루에 63분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자신했다. RIM사는 한국 비즈니스맨들의 행태를 분석해 현지화 작업을 마쳤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선 환경 일반PC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작업을 블랙베리 하나만 있으면 해결한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블랙베리가 출시될 수 있었던 것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기업용 휴대폰에 한해 국내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를 탑재하지 않아도 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오는 4월 위피가 폐지되면 블랙베리 최신 버전인 ‘블랙베리 스톰’을 개인용으로도 판매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위피 규정’ 폐지되면 아이폰도 상륙

관련사진

photo

지난해 6월 한국에서 출시된 대만 HTC사의 ‘터치듀얼’은 위피를 탑재하고 출시한 바 있다. HTC는 윈도모바일 플랫폼을 사용해 한국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판단으로 위피를 탑재했다.

향후에도 한국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위피 탑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 블랙베리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기업에서 블랙베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블랙베리 서버를 설치해야 한다는 점이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비용이 20인 기업 기준으로 4000달러 정도다.

또 블랙베리 e-메일 서비스(월 2만6000원)와 음성 요금제, 데이터퍼펙트(월 1만원) 등 데이터 요금제에 별도로 의무 가입해야 한다. 이렇게 따지면 통화료를 제외한 월 기본요금만 4만5000원 이상 나온다.

기업에는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블랙베리 서버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해당 기업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탑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국 비즈니스맨들을 위해 최적화했다고는 하지만 특정 기업에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솔루션을 개발해야 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IT서비스 기업 삼성SDS는 최근 블랙베리를 타깃으로 한 ‘모바일 데스크 서비스’를 출시,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블랙베리-SKT 서비스보다 저렴(서비스 이용요금 1만3000원+데이터 이용료 5000~6000원)하면서도 결재처리, 사내 인트라넷을 통한 사내 임직원 조회 및 휴대폰 연결 서비스 등이 부가됐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밝은 편

블랙베리가 북미, 유럽 및 동남아 시장에서 히트한 이유가 한국에서는 강점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블랙베리에 회의적인 반응을 낳고 있다. 북미, 유럽, 동남아 지역은 유선 인터넷 보급률이 낮다. 그러나 한국은 외부에서도 PC방 등을 이용해 회사 e-메일을 확인할 수 있고 심지어 지하철에도 공중전화처럼 PC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돼 있어 꼭 ‘필요한(Must have)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도 블랙베리 확산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베리는 개인의 선호에 의해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구매, 직원들에게 배포하는 형식으로 제공된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회사들이 일제히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어 블랙베리 일괄 구매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업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인식되기 힘든 상황이다.

즉, 기업 CEO나 고위 임원 입장에서 직원들이 블랙베리를 이용하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서도 회사 e-메일을 열어보고 동료들에게 즉시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과연 1~2시간 빨리 일하기 위해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블랙베리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연말 블랙베리 출시가 올해 스마트폰과 외산폰 붐을 조성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 외산폰 시장 자체가 커지면 그만큼 블랙베리에도 기회가 찾아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T옴니아, 외산폰 중에는 블랙베리 볼드가 성공의 불을 지피고 있다.

T옴니아는 출시 한 달 만에 2만 대를 판매하며 순항하고 있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밝게 하고 있다. 외산 스마트폰도 올해 전망이 밝은 편이다. 일단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는 노키아의 최신 휴대폰 2종이 들어올 예정이며 HTC의 두 번째 스마트폰 ‘다이아몬드’도 1~2월 내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3월에는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도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1분기가 지나면 스마트폰 라인업이 갖춰져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자극할 전망이다.

손재권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jack@mk.co.kr

매거진 기사 더 많이 보기

[J-HOT]

▶ 하버드 MBA가 교재로 삼는 한국 '작은 기업'

▶ "우리도 죽을 맛인데 GM대우차 사달라니…"

▶ 심은하 "대선 후 남편 힘들 때…" 직접 밝힌 그녀의 생활

▶ "돈 묻었다" 숨진 외할머니 메모보고 파보니…

▶ 107kg 현진영 "음악 위해 130kg 찌웠다 병원행"

▶ 이순재, 인정하는 후배 물어보니 주저없이 "김희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