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업 사료값 폭증으로 생산업자.소비자만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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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남해안 일대 양식업자들이 우럭.광어.농어등 횟감용 생선을 헐값에 팔아치우고 있다.사료값이 2배이상 올라 적자가 가중돼 일찍 팔수록 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이들 어종의 산지가는 지난해말보다 40%정도 내리고 있으나 대도시의 소비자가는 지난해 그대로다.중간상만 득을 보고 생산업자.소비자는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통영해수어류수협.목표수협등에 따르면 무게 1㎏을 기준,우럭(마리당 5백~6백짜리 성어)은 지난해말 1만2천~1만3천원씩에 팔렸으나 이달들어 8천원선으로 떨어졌다.광어(마리당 7백~8백짜리 성어)는 지난해말 1만원선에서 7천5백~8천원선으로 내렸다.이는 어민들이 최근 무더기로 내다 팔기 때문.통영해수어류수협의 양식어류 하루 평균 위판량은 7(위판고 6천만원)으로 지난해말 위판량 3~4에 비해 두배쯤 늘어났다.수협을 거치지 않고 양식장에서 대도시 유통업자들에게 바로 팔리는 양까지 포함하면 하루 평균 50~60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이같이 어민들이 헐값에 처분하고 있는 것은 올들어 가두리양식장에 필요한 정어리.고등어새끼.멸치등 사료용 생선이 잘 잡히지 않아 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료용 생선값은 이달들어 한상자(20㎏들이)에 지난해말 6천~7천원에서 1만5천원선으로 2배이상 폭등했다.

통영시산양읍풍화리에서 우럭.광어등을 기르는 경동수산 이종성(48)이사는“한마리에 1천9백원씩 주고 사들인 광어 새끼를 7백~8백짜리로 1년동안 기르는데 드는 생산원가는 1만5백원 정도다.그러나 사료값 폭등으로 너도 나도 마구 내다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자갈치시장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다.우럭은 지난해말 1만5천원선 그대로,광어도 지난해말과 같은 1만4천~1만5천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통영해수어류수협 관계자는“이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양식을 포기하는 업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중간업자들이 값을 내리면 소비촉진을 통한 수요증가로 산지의 출하가격이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해안 일대 횟감용 생선 양식장면적은 2백74㏊나 된다. 부산.통영=김상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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