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학생들 백팔계단 복원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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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백팔계단인가 백오계단인가-.” 조선대에선 민주로에서 본관 앞에 이르는 백팔계단을 오르내리는 학생들이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학생들 사이에 백팔계단의 계단수가 1백8개가 아니라 1백5개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직접 현장을 확인해보려는 발걸음이다.

'백팔계단'이'백오계단'으로 3계단이 줄어든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93년 본관 앞 도로 공사를 하면서 도로지반을 낮추기 위해 계단 일부를 깎아냈다”고 이 대학 시설과는 자백(?)했다.

학생들은 입학후 호기심으로 한두번 오르내린 뒤 3년전부터 백팔계단 좌우에 이 계단의 절반높이로 지은 새 계단으로 우회,이용해오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일부 학생들은“이 계단은 50년대 학교 건물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본관으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로 대학의 상징물 역할을 해왔다”며“학교측에 복원을 공개적으로 촉구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학생 鄭문수(20.신문방송학과2)씨는“재학생과 동문들의 사랑을 받아온 계단을 한마디 말도 없이 훼손한 학교측의 처사가 이해가 안된다”며“많은 학생들이 이 계단이 다시 제모습을 갖추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이에 대해“학생들이 아직 공개적으로 복원을 주장하지 않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원형대로 다시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백팔계단은 불교신자인 이 대학 설립자 박철웅(朴哲雄)씨가 백팔번뇌를 상징해 만들었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우연의 일치라는게 정설. 광주=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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