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펑펑 울면서 "내 위상이 이런 것이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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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박찬호의 기자회견에서 박찬호가 WBC불참과 향후 대표팀 은퇴를 발표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박찬호의 기자회견에서 박찬호가 WBC불참과 향후 대표팀 은퇴를 발표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13일 "이제 더 태극마크를 달 일은 없을 것 같다"면서 펑펑 울었다.

박 선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내 위상이 이런 것이었는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팀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던 데는 자신의 존재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3년 전 초대 WBC에서 일본을 두 번이나 꺾고 4강에 진출했다. 2001년 말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6천500만달러에 계약한 박찬호는 갑부 반열에 오르고 아메리칸드림을 이뤘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은 확실한 보직이 없는 평범한 투수다.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박찬호는 새로 이적한 필라델피아의 환대를 기대했으나 생각 밖의 무관심과 홀대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불펜 투수로 자신감을 회복한 박찬호는 1년간 기본 연봉 250만달러에 최대 500만달러까지 쥘 수 있도록 계약하고 지난 7일 필라델피아 입단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뉴스에 묻혀 인터뷰 일정이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박찬호는 "허리 상태도 많이 좋아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함께 일본 미야자키에서 훈련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빅리그 유니폼을 얼마나 더 입을지 모르나 선발 자리를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설령 구원으로 뛰더라도 투수로서 한 시즌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팬 여러분이 성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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