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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전기차에 장착 … 차세대 녹색엔진 선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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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12일(현지시간) 김반석 LG화학 부회장左이 전기자동차인 ‘시보레 볼트’ 앞에서 GM 릭 왜고너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디트로이트 AFP=연합뉴스]

세계 자동차 업계는 그간 ‘누가 어느 업체와 손을 잡고 전기자동차 상용화에 성공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거리였다. 13일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이것이 공개됐다. 미국의 GM자동차와 한국의 LG화학이었다. GM은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오직 배터리로만 달리는 상용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를 2010년부터 본격 생산한다고 밝혔다. 또 이 차에 쓸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가 LG화학 제품으로 결정됐다. 릭 왜고너 GM 회장은 “(LG화학의)배터리 기술은 우리 차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GM과 손잡기까지 7년 넘게 1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연구개발에 주력했다. 이같이 GM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LG화학이 단독 공급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차세대 녹색기술 사업이 큰 힘을 받게 됐다.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규제가 심해져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개발 사업에 사운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커지는 전기차 시장=지난해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규모는 7000억원 정도로 미미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모터와 엔진을 겸용해 쓸 수 있는 차다. 그런데 세계 자동차 7200만 대 중 하이브리드카는 0.9%(70만 대)에 지나지 않는다. 또 전기자동차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미래 연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년 내에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2012년 이 분야의 시장 규모가 3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브리드카(그림 右)는 엔진과 전기모터(배터리)를 함께 사용한다. 연료 소모가 적은 저속 주행에서는 가솔린(혹은 디젤) 엔진을 이용하고, 시동을 걸 때와 고속 주행을 할 때는 전기모터의 힘에 의존한다. 전기 배터리와 연료통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전기자동차左는 오직 전기모터에 의해서만 달린다. GM의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는 시동을 건 후 시속 64㎞까지는 충전된 전기에너지를, 그 이상에서는 엔진에서 발전된 전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이 시장에 2000년 이후에야 뛰어들었다. 일본의 파나소닉EV에너지(PEVE), 오토모티브 에너지 서플라이(AESC) 등은 1990년대 중반부터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도요타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카에 적용했다. 우리나라는 LG화학과 삼성SDI(SB리모티브), SK에너지 등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상용화를 추진해 왔다.

이 때문에 현재 출시되는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는 95% 이상이 일본에서 주도하는 니켈수소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50% 이상 높은 출력과 에너지를 낸다. 하지만 가격이 5∼15% 정도 높다. LG화학 배터리연구소 신영준 부장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본격 양산되면 가격 차이를 없앨 수 있고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은 아직 일본에 뒤져=LG화학은 99년 국내 최초로 소형 2차전지를 양산하고 2000년부터 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을 추진했다. 이 회사의 중대형전지사업담당 함재경 상무는 “초기 품질이 좋지 않아 2000년대 중반까지 영업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7년에야 전지사업 분야에서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전지부문에서 매출 7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500억원 정도다. 함 상무는 “회사 매출 비중으로 보면 이 사업이 5% 미만이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10% 이상 기록한 효자”라고 말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우리가 일본보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며 “GM이라는 든든한 수요자까지 생겨 기술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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