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대 공원조성 향기여행 국내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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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진시황이 아니라도 인간은 누구나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바란다.

박복희(53.서울중랑구망우동)씨는 재작년 남편과 함께한'향기여행'을 잊을 수 없다.일본 군마(群馬)현 아가쓰마(吾妻)군 고원지대에 있는 약초공원(허브파크)'야쿠오엔(藥王園)'.짧게는 5백,길게는 1천에 걸쳐 라벤더.로즈메리등 각종 허브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길을 따라가면서 잎을 따 맛을 보면 단맛.매운맛.시큼한 맛이 난다.입과 줄기를 훑으면 한층 짙은 향기가 뿜어져 코가 시원해진다.사과.박하.솔향이 나와 황홀감을 느끼게 한다.이 향기들은 치매예방.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지니고 있다.허브오일을 타 목욕을 하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에 향이 그윽하게 스며들고 온 몸이 날아갈듯 시원하다.진맥을 해 한약재를 복용하고 허브요리를 먹고 나면 한층 건강해진듯한 느낌이 든다.

이어 직접 허브를 수확하는 노동을 할 때쯤이면'새로 태어난듯한'확신이 생긴다.이런 까닭에 일본에선 허브마을을'재생의 마을(Refresh Village)'로 부른다.

재생의 마을을 찾아가는 향기여행이 올해부터 국내에서도 선보여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표 참조〉 충북청원의'코리아가든'은 본격 향기여행지인 허브파크 1호를 꿈꾼다.이곳 2천7백여평의 유리온실은 도시인들에게 향기를 뿜어댈 허브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곳 허브의 가짓수는 전세계 2천5백여종의 5분의1인 5백여종.원예재배가며 코리아가든대표인 이상수씨가 91년부터 해외를 20여차례 드나들며 구입한 것으로 9천여평의 농지에 재배되고 있다.오는 9월에는 허브레스토랑(연건평 3백평),소나무와 주목으로 우거질 한국식 정원(1천5백평),허브밭(2천평)이 완성된다.내년에는 한의사와 연계,진단실을 운영하고 첨단 가공품인 허브오일을 국내 최초로 생산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향기여행에 착안,이상수씨의 허브묘목을 충주.제천등 5곳의 시험허브가든(1곳당 2백평)에 심어놓았다.충북도엔 허브가든의 설계등을 상담하는 컨설팅회사까지 지난해에 등장,충북은 앞으로'향기여행의 메카'가 될 전망이다.

강원도 태백농협도 1백만평 규모의 약초공원 설립을 태백시와 협의중이어서 매머드 허브파크의 탄생이 기대된다.

이보다 작은 규모인 허브가든의 효시는 93년 문을 연 북제주'허브빌리지'. 이곳에선 허브 체험을 할 수 있고 허브분재.허브가공품(차.입욕제)을 살 수 있다.

94년 문을 연 강원도 평창의'허브나라'는 허브체험과 허브가공품외에 허브요리.숙박서비스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충북음성에 개장한'라벤더원'은 내한성 허브인'라벤더히드코트'를 대량 재배,겨울에도 화려한 모습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와관련,조태동(충북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박사는“대구.광주.홍천등에서도 허브가든을 추진중”이라고 귀띔했다.

농민은 도시인에게 향기와 건강을 팔고 도시인은 농민의 경제를 살찌우는 상생의 향기여행.유선무(경성전문대 관광과)교수는“허브파크가 해외 허브외에 국내 자생허브를 발굴.재배,한층 풍성한 향기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명석 기자

<사진설명>

허브의 자태와 향기는 젊은 여인을 유혹한다.충북 청원의 코리아가든을 찾은 처녀들이 향기를 맡고 맛보며 만지는 허브체험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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