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피플 脫北 미국 동생이 돈대 중국서 5,500弗주고 배 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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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주민 金원형(57).安선국(49)씨 두 일가 14명의 북한탈출은 미국 뉴욕에 사는 金씨의 쌍둥이 동생 인형씨(상점운영)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계기사 3,22면〉 金씨등은 지난 4월말 인형씨를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탈북자금 2만달러를 받아 지난 3일 단둥(丹東)에서 32짜리 목선을 5천5백달러에 구입,탈북을 감행했다고 안기부가 13일 밝혔다.

뉴욕에는 金씨의 모친 차순덕(82)씨와 이모 차순기(75)씨등 가족이 거주하고 있으며 지난 90년 이모 부부,91년 어머니.동생이 잇따라 방북,상봉했다.

어머니와 동생은 1차상봉때 1만달러와 의류를 제공한데 이어 5천달러를 송금,탈북자금까지 합치면 모두 세차례 3만5천달러를 金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金씨는 북한 577군부대 외화벌이 지도원,安씨는 국가과학원 평북 자개공급소 외화벌이 지도원으로 중국왕래가 자유로웠던 이들은 미국에 있는 가족은 물론 서울에 사는 사촌형 일형(60)씨와 연락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인형씨와 베이징에서 두차례 상봉,구체적인 탈출방법을 논의했다고 이들은 수사당국에 진술했다.

金씨는 동생 인형씨가 준 자금으로 탈출과정에서 쓰기 위해 중국당국에 등록된 모토로라 휴대폰을 단둥에서 1천달러에 구입했다.또 신의주 장마당에서 쌀 2백㎏(7부대),옥수수 5백10㎏(11부대)을 샀다.

金씨는 당국 조사에서“91년 미국의 동생이 다녀간뒤 남한사회를 동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安씨는“국가과학원에서 다른 부서 외화벌이 요원으로 파견나가 과학원에 쌀을 보내주기로 했으나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해 노동당원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하면서 평소 알고지내던 金씨와 탈북을 결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영환 기자

<사진설명>

북한을 탈출해 13일 새벽 인천에 도착한 안선국.김원형씨 두가족 일행이 보도진에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인천=김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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