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보석함>13. 조국찬가 - 미국서 1852년 찬송가로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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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밝아 오는 아침해를 바라보면서/희망에 찬 새나라로 전진합시다/한핏줄을 이어받은 배달의 민족/영원히 빛나리/영광 영광 대한민국(×3)/나가자 만만세'. 조국 근대화와 경제개발을 외치던 시절 즐겨 불렀던'조국찬가'의 원조는 1852년 미국의 윌리엄 스테프가 작곡한 찬송가'형제여 우리와 함께 하겠는가'.후렴'영광 영광 할렐루야'로 잘 알려진 이 노래는 남북전쟁때'존 브라운의 시체'로 가사가 바뀌었다.브라운의 시체는 무덤에서 잠자고 있지만 그의 영혼은 계속 전진한다는 내용.존 브라운은 흑인노예 해방군 특공대로 나섰다가 체포돼 교수형에 처해진 후 북군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1861년 줄리아 워드 하웨의 가사로'공화국 전투가'로도 불렸다.예수 그리스도가 북군과 함께 함을 노래한 것.당시는 같은 선율이 군가와 찬송가로 동시에 불린 경우가 많았다.사탄과 싸우는 성전(聖戰)으로 남북전쟁을 승화시킨 이 노래는 이듬해 보스턴에서 낱장 악보로 출판돼 미국 국가'성조기여 영원하라'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또 1915년 시카고에서 창설된 무정부단체 세계산업노동자연맹의 노래'영원한 단결'(작사 랠프 채플린)로도 불렸다.

국내에는 1905년께 찬송가로 소개된 후 부흥회 애창곡으로 자리잡았다(388장).'마귀들과 싸울지라 죄악벗은 형제여/담대하게 싸울지라 저기 악한 적병과/심판날과 멸망의 날 내가 섰는 눈앞에/곧 다가오리라/영광 영광 할렐루야(×3)/곧 승리하리라'.만주에선 독립운동가를 양성하던 인성학교의 운동가를 비롯,'조국송''대한소년의 기개'등으로 불렸다.

'힘찬 산맥 구불구불 높이 뻗었고/맑은 시내 굽이굽이 흘러내리는/삼천리 아름다운 무궁화 동산/영원히 빛나리/빛나거라 우리 조국/잘살아라 우리 겨레/세세무궁 영원토록/불러라 만만세'.'기다렸네 기다렸네 오늘 하루를/손을 꼽아 기다렸네 오늘 하루를/무쇠같은 팔과 차돌같은 다리/한번 뽐내려/펄펄펄 날리는 태극기/훨훨훨 나가는 곳에/왜(倭)무리냐 배달이냐/나가자 쌈터로'.'태산이 무너지며 바다가 변하여도/우리 소년의 굳은 마음 변할 때가 없도다/지구가 제 궤도를 어길 때가 있으되/대한소년의 기개/견고하고 견고하다(×3)/대한소년의 기개'.1915년 안애리의'창가집'에는'숭실학교가'로 수록됐다.'모란봉이 달려오다 돌아앉으며/보통강이 흘러내려 감도는 곳에/백운(白雲)간에 솟아있는 층층 한집은 합성 숭실학교/숭실 숭실 합성 숭실(×3)/만세 만세 만세'. 80년대 노동운동과 함께'큰 힘주는 조합'으로도 불렸다.'노동자의 핏줄 속에 조합 정신 흐를 때/하늘 아래 그 무엇이 보다 더욱 강하랴/우리 각사람의 힘은 비록 약할지라도/큰 힘주는 조합/단결하자 영원토록(×3)/큰 힘주는 조합'. 또 일본에서처럼'복남이네 어린아이 감기 걸렸다(×3)/모두다 나와서 찜질을 하세'라는 가사의 캠프송으로도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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