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예술대학 설립추진 본격화 - 내년 3월 개교 예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로 만들기 위해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예술교육을 통한 전문예술인 양성이 절실합니다.특히 통일시대에 대비하고,동북아 문화 중심으로서의 한국문화예술의 정체성과 주체성 확립이 시급합니다.” 문화.예술 창작현장과 직접 연결된 교육을 지향하는'민족예술대학'(가칭)이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설립추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3월31일 교육부에 이사장으로서 학교법인'민족문화예술학원'설립신청을 낸 시인 신경림(사진)씨. 신씨는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학계.언론.시민.기업.정치계등 범국민적으로 설립위원 2천명을 모집,'국민대학'형식으로 세울 이 계획에 각계의 호응이 높다고 말한다.

이미 1백여명이 설립위원으로서 기금을 냈고,특히 지방인사들이 토지를 희사하는등 이 대학 설립에 적극적이라는 것. 민족예술대학 설립추진이 논의되기 시작한 때는 지난해말.교육시장이 개방되고 국적불명의 상업문화가 횡행하는 시대,민족문화예술을 연구.교육하자는 취지에서다.

강연균.강준일.구중서.김지하.리영희.백낙청.송기숙.신경림.신영복.심우성.이근삼.조정래.이장호씨등 문화예술계와 강경식.이협.이수인.제정구.지대섭 국회의원등 각계인사 30명으로 지난해 11월 민족예술대학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심포지엄및 교과기획연구 세미나를 거쳐 구체화된 이 대학 학제는 기존 대학과 같은 4년제 대학과 2년제 대학원.내년에는 우선 5개학과 1백명 정원의 대학원을 개설한다.

개설학과는 전통문화예술학과.문화학과.통합매체학과.공간예술학과.언어예술학과등.연차적으로 10개학과로 늘리고 대학 학부도 개설해 나갈 예정이다.교육의 지향점은 예술의 민족주체성을 확립하면서 창작현장과 비평적 연구간의 벽은 물론 문화.예술 각 장르간의 벽도 허무는 것.“이 대학은 기존 대학에서는 찾기 힘든 창작의 현장,그 체험과 일치된 이론을 가르치게 될 것입니다.물론 대학의 이념이나 정치적 색깔은 없습니다.있다면 오로지 통일,동북아시대를 대비한 서구 중심이 아닌 우리 민족 중심의 문화예술일 것입니다.” 신씨는 설립위원들은 시대적 요청에 따라 대학설립만 해놓고 학교행정및 교육은 전적으로 전문가들에게 맡기겠다고 한다. 이경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