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만화, 마음 놓고 읽혀도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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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전성시대다. 학습만화를 찾는 아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썩 내키지 않는다. 교육 효과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과연 학습만화를 마음 놓고 아이들에게 읽혀도 괜찮은 걸까. 프리미엄이 진단해 봤다.

<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

지난해 출판계의 불황에도 학습만화는성장을 거듭했다.Why?(예림당) 시리즈는 이미 판매부수 2000만부를 돌파했고 마법천자문(아울북)시리즈는 최근 1000만부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학습만화는 심각하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영상세대 아이들의 취향과 맞아 떨어진다. 삼성출판사 정선주(44) 부장은 “만화는 재미있는 캐릭터와 상황을 설정해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과학이나 역사·경제등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을 만화로 읽히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점도 있다. 만화는 내용이 단순하고 깊이가 얕다. 또 글로 자세히 표현하기보다 그림으로 압축하기 때문에 어휘력을 키워주지 못한다. 독해능력이 떨어져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림을 보고 내용을 파악하는 습관이 들면 사고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배경지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과학 학습만화 황금교실을 펴낸 신과람(서울·경기지역 과학교사들의 모임인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의 임혁(40·원묵고)교사는 “학습만화를 고를 때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쓴 것인지 확인하고 너무 많은 정보를 담거나 재미만 고려한 책은 피해야 한다”며 “부모가 먼저 읽어보고 어휘가 정확하고 그림이 구체적으로 그려진 것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습만화를 읽을 때는 만화 스토리 보다 정보와 지식에 초점을 맞춰 읽어야 한다. 임 교사는 “중요한 내용에는 밑줄도긋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따로 메모해가며 적극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가 궁금해하는 내용은 추가 자료를 찾아 보충해주고 특정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면 과학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 학습만화 200% 활용하기
1. 그림보다 글의 내용에 초점을 맞춰 읽을 것 / 2. 중요한 내용에는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할 것 / 3.학습만화와 같은 주제를 다룬 구체적인 책을 또 읽어볼 것 / 4. 읽은 내용을 부모님친구에게 말해볼 것 / 5. 만화 속 상황을 긴 문장으로 표현해 볼 것 / 6. 만화 속 등장인물의 관계를 그림이나 표로 정리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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