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건강] 탱고·차차차 … 댄스스포츠가 젊음의 묘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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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사 뒤 12년간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어요.” “건강검진은 매년 하는데 혈압·혈당·콜레스테롤 등 모든 수치가 정상이어서 검진비가 아까울 정도입니다.”

한국허벌라이프 정영희(50·사진) 사장은 얼핏 봐도 건강과 정열이 느껴진다. 어릴 때는 부모 속을 깨나 썩였을 듯하다. 연수 간다고 속이고 부산 원정 디스코까지 다녀온 적이 있는 ‘사고뭉치’ 그녀다. 그러던 그가 지금은 ‘춤추는 CEO’가 됐다. 이번엔 볼룸댄스(댄스스포츠)에 매료됐다. 사장으로 승진한 3년 전부터 미국인 남편(변호사)과 함께 본격적으로 댄스에 매달렸다. ‘몸치’였던 남편은 춤 입문 자체를 거부했으나 지금은 매니어다. 부부는 매달 4∼5번은 함께 춤을 춘다. 전 직원 앞에서 부부가 ‘공연’을 한 적도 있다.

“춤은 육체적 건강보다 오히려 정신적 건강에 더 유익하다고 여겨요. 스텝을 모두 외워야 하므로 머리를 쓰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댄스스포츠는 치매 예방를 돕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어요. 게다가 댄스는 우리 부부에게 대화의 문을 열어줬어요. 서로 붙들고 춤을 춰야 하는데 화를 내고는 할 수 없잖아요.” 부부의 애정을 깊게 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 그만이라는 것.

“댄스스포츠는 자이브·룸바·차차차·왈츠·탱고·삼바 등 여러 종목이 있어요. 이 중 한 가지를 배우는 데 1년은 걸립니다. 공간적인 제약이 없고 나이들어서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우리 남편도 쉰 살이 넘어 입문했는데 지금은 제법 해요.”

실제로 댄스스포츠는 걸음걸이를 응용한 동작이 많아 나이 들어서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다른 운동과는 달리 허벅지·엉덩이 근육을 많이 쓴다. 파트너와 함께 춰야 하기 때문에 공간 지각력이 좋아지고 사교에도 도움이 된다.

“외국계 회사여서 매년 대여섯 번은 파티가 열립니다. 이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과 춤을 함께 추면 금방 친해지고 ‘춤추는 사람’이란 공감대가 형성돼요.”

그의 피부가 30대처럼 보여 비결을 물었더니 “춤을 추면 땀이 많이 나며, 몸속 노폐물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댄스스포츠는 화려한 의상·공연장 때문에 ‘돈이 많이 드는 취미’일 것으로 생각해 겁부터 먹는 사람이 많다.

“부부가 그룹으로 배우면 1인당 월 10만원가량이면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드레스도 인터넷에선 3만원짜리도 봤어요. 조명 아래에서 하는 운동이므로 굳이 고가의 의상이 필요 없습니다.”

키 1m63㎝에 54㎏의 체중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그녀다. 그의 건강법은 댄스스포츠 외에 아침 간단하게 먹기, 아침 운동 등 두 가지가 더 있다.

아침에 섭취하는 열량은 200㎉가량. 성인 여성은 한 끼에 700㎉는 보충해야 하므로 분명히 초저열량 식사다. 두유에 단백질 분말 20g과 분말 냉동 블루베리를 타서 마시는 것이 전부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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