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베송감독이 말하는 칸영화재 개막 초청작 '제5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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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그랑부르''레옹'으로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고정팬을 지닌 프랑스의 뤽 베송감독이 칸영화제 개막초청작으로 SF대작'제5원소'를 선보였다.

베송 자신이“3분의1은 테리 길리엄감독의'브라질'(국내 비디오출시명'여인의 음모'),3분의1은'스타워즈', 나머지 3분의1은 자크 타티 감독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듯'제5원소'는 23세기를 무대로 한 미래영화다.자동차들이 날아다니고 외계인들이 등장하는 미래의 모습과 함께 특수효과의 잔치 또한 그가 만든 영화중 가장 스펙터클하다.

베송감독은“'제5원소'의 내용은 사실 16세 때부터 쓰기 시작한 소설이다.영화화해야겠다는 생각을 5년전부터 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만든 작품중 가장 현실로부터 먼 작품이다.난 이 영화를 순수한 오락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지구의 생명을 이어가는 5개의 원소를 찾아야만 악에 의한 멸망을 막을 수 있다는 전제를 토대로 한 선악의 대결구도로 진행된다.

불.물.바람과 흙외에 다섯번째 원소는 바로 사랑.베송감독은 브루스 윌리스와 게리 올드먼을 선과 악으로 대비시키고 러시아출신의 신인여배우 밀라 조보비치(사진)를 지구를 살려내는 제5의 원소로 설정했다.

베송감독은“이 영화는 사실 코미디”라고 설명했다.윌리스가 다이하드 식의 액션을 펼치기는 하지만 액션영화는 아니라는 것. SF영화의 형식을 취한 것에 대해선“내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는 가장 좋은 형식이었기 때문”이라면서“과거와 현재는 지어낼 수 없지만 미래의 역사는 상상할 수 있다.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며 이는 미래에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서 오래된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취했다”고 말했다.

3년동안 제작에 몰두했다는 베송감독은“성취감보다 허전함이 너무 심해 마치 산후 우울증을 겪는 산모와 같은 심정이다.이제 나의 손을 떠나 다른 사람들의 것으로 평가받는다는 생각에 칸영화제에서 상영되는게 즐거우면서도 등골이 오싹하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카메라 앵글을 맞추며'제5원소'연출에 열중하고 있는 뤽 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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