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大그룹 재무구조 크게 악화 빚이 자기자본 4배 - 공정위 작년말기준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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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빚이 자기자본의 4배.' 지난해말 현재 국내 30대 그룹의 회계장부를 들여다본 결과다.진로.한라.뉴코아등 3개 그룹은 빚이 자기자본(자본금+유보금)의 10배가 넘었으며,10대 그룹 가운데서는 한진을 제외한 9개 그룹의 빚이 1년전에 비해 크게 늘어나 대기업의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 기업집단 재무구조 현황'(계열금융기관은 제외)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30대 그룹의 총자산은 3백40조원으로 1년전에 비해 22.2%나 불었다.

그러나 같은기간 빚이 2백16조원에서 2백70조원으로 2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덩치는 커졌지만'빚 얻어 살림 늘린 꼴'인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현재 30대 그룹의 평균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3백86.7%로 1년전보다 39.2%포인트나 높아졌다.

특히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진로그룹의 부채비율은 3천7백64.7%로 1년전에 비해 1천2백34%포인트나 높아졌다.

또 한라그룹(2천64.7%).뉴코아그룹(1천2백24.4%)도 부채비율이 1천%가 넘었다.이밖에 한화(7백51%).두산(6백88%).해태그룹(6백58%)도 빚이 자기자본의 6배가 넘어 배보다 배꼽이 훨씬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롯데그룹은 부채비율이 1백92.2%로 살림살이를 알차게 한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동국제강(2백18.4%).동부(2백51.2%).삼성(2백67.1%).한솔(2백91.8%)등의 순서로 부채비율이 낮았다.빚이 이처럼 불어난 것은 사업은 잔뜩 벌여 놓은 반면 장사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지난해의 경우 30대 그룹 가운데 13개 그룹이 적자를 냈고 적자 규모가 1천억원이 넘은 곳도 한진.한화.진로.기아.한일.두산등 6개그룹이나 됐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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