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기 외 지음, 동아시아
295쪽, 1만4000원
‘대한민국은 도덕적인가’. 도발적인 질문이다. 하마터면 ‘대한민국은 도덕의 적(敵)인가’로 잘못 읽을 뻔 했다. 그만큼 사회에 대한 불신이 크다. 이 ‘불신의 사회’를 분석하기 위해 사회학자들이 나섰다. 이 책은 한국사회학회가 기획한 ‘사회학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첫 결실이다. 서문은 “사회학이 딱딱한 학문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 녹아 있는 실사구시의 학문임을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70~80년대 격동의 시대, 사회학은 ‘운동권 학문’으로 불리기도 했다. 사회적 모순에 대한 모든 해답의 열쇠가 그 학문 안에 숨겨진 듯 여겨졌다. 하지만 그 열쇠로 강의실의 문을 연 것이 아니라 상아탑의 대문을 열었고, 사회학은 거리의 ‘민중’ 속에서 해답을 찾았다. ‘감격시대’가 지난 뒤 사회학은 거리에서도, 상아탑 안에서도 소외된 듯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회학 구하기’라는 미션을 받고 쟁쟁한 사회학자 9명이 나선 것이다.
책은 서문에서 ‘쉽고도 재미있는’ 사회학 출판물을 지향했다. 일단 글은 쉽다. 재미는 독자가 찾아야 할 몫이다.
배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