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김기섭씨 회동보도에 관심 - 막바지 김현철 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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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현철(金賢哲)씨 비리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대선자금'이란 새로운 변수가 튀어나오자 검찰은 예정된 수사일정을 진행해 나가면서도 여론의 향배를 주시하는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재륜(沈在淪)중수부장은 8일'1차수사에서 정태수(鄭泰守)씨가 92년 대선당시 김영삼(金泳三)후보측에게 6백억원 이상을 제공한 것으로 진술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당시(1차수사때)는 중수부장이 아니어서 잘 모르겠다.전해들은 바도 없다”고 부인. 沈부장은 이어'검찰이 대선자금 진술 때문에 1차수사 당시 鄭씨 아들인 보근(譜根)씨를 구속하지 않고 재산도 압류하지 않았다'는 보도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검찰이 그런 약속을 할리가 있겠느냐”고 반문. …鄭총회장의 변호인인 허정훈(許正勳)변호사는“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함부로 대해도 되는 거냐”며 불만을 토로. 許변호사는“鄭씨를 수차례 접견했지만 그같은 사실은 듣지도,보지도 못했다.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함부로 보도하는 행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흥분. 그는 특히“鄭씨가 청문회에서 민자당 재정위원으로서 법정한도내의 돈을 냈다고 하지 않았느냐.만약 대선자금을 수사한다면 재계 전체를 상대로 해야지 왜 한보만 들먹이느냐”고 주장. …검찰 수사진은 소환예정자인 현철씨와 김기섭(金己燮)씨가 정부 고위인사를 극비리에 만나 대책을 숙의했다는 8일자 본지 보도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 검찰은 여러 경로를 통해“고위 인사가 도대체 누구냐”고 수소문하는 한편 세사람의 회동자리에서 무슨 얘기들이 오갔을지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분석하는 모습. …한보측이 정치인들에게 뿌린 로비자금 가운데 또 한차례의'배달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눈길. 7일 소환된 한승수(韓昇洙.신한국당)의원의 경우 한보 돈 수수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는데 구속중인 정재철(鄭在哲.신한국당)의원과의 대질신문끝에 鄭의원이 鄭총회장으로부터 받은 5천만원을 韓의원에게 전달하지 않고 지난해 4.11 총선자금으로 모두 써버린 것으로 판명. …7일 재수감된 鄭총회장은 변호인 접견시 질문에 기호를 이용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한 변호인이 설명. 이 변호인은“鄭총회장이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란 검찰측 주장에 대해“잘 모르겠다”면서도“중요사항에 대해서는 메모지를 통해 반드시 결심을 받아낸다”고 말해 병세가 상당히 호전됐음을 시사. …한보수사 착수이후 만1백일을 넘긴 대검 중수부에는 수사진의 노고를 치하하고 엄정한 수사를 당부하는 뜻이 담긴 시민.사회단체등의 격려금이 답지. 중수부 관계자는“노인단체나 학생들이 5만원.10만원씩 성금을 보내오고 있다”며“법적으로는 국가 잡수익이 되지만 검사.수사관들의 수사지원금으로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선직후 한솔그룹에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맡겨둔 김기섭 전안기부 운영차장의 소환시점을 놓고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모습. 수사관계자는 金씨의 소환시기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회피하면서“적절한 시점에 부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해 金씨 소환시점에 대해 내부적으로 저울질을 거듭하고 있음을 암시. …한보 부도이후 잠적했던 정분순.선희씨 자매는 지금까지 경기도 양평의 H콘도에 숨어있었던 것으로 판명.대검 관계자는“서울지검 추적반과 공조끝에 은신처를 알아냈으며 만삭이었던 분순씨는 최근 출산했다”고 밝혔다. 예영준.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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