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바둑백서] 1년간 바둑 둬 본 사람 460만 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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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여자 바둑 인구는 전체의 5.1%. 최근 1년간 바둑을 둔 사람은 460만 명으로 ‘바둑을 둘 줄 아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 바둑인구 766만 명에 크게 미달한다. 바둑 인구의 기준은 과연 무엇이 적정한 건지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30대 바둑 인구는 97년 59.6%에서 11년 후인 2008년엔 18.3%로 급감했고 40대는 63.3%에서 25.7%로 대폭 줄어들었다. 젊은층 유입 실패에 따른 바둑인구의 고령화 현상이 뚜렷하다. 유소년 인구의 확보가 장차 바둑의 사활을 좌우하는 과제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80% 이상은 바둑이 자녀 교육에 유익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10명 중 9명이 자녀에게 바둑을 가르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이유는 집중력 개발과 두뇌 개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둑계의 노력 여하에 따라 사태가 반전될 수 있는 여지는 아직 충분한 것으로 관측된다.

유소년 바둑 인구의 변화를 추정해 볼 수 있는 전국의 바둑교실 수는 96년 207개에서 점차 늘어나 2003년 피크를 이뤘고(583개) 이후 조금씩 줄어 2008년엔 517개가 됐다. 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숫자의 바둑교실이 더 있지만 전체적으로 수는 점차 줄고 있고 수익성 면에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전자 게임의 대량 보급과 영어 열풍 탓으로 지목되곤 하지만 오랜 호황기에 통일된 교재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 점, 강사 들의 수준을 높이지 못한 점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터넷 바둑사이트가 교육기능을 강화하며 수요를 나눠간 것도 바둑교실의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바둑과 인터넷은 ‘찰떡 궁합’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잘 맞는다. 1999년 하루 최대 동시 접속자 1만4000명인 인터넷 바둑인구는 50만 명 수준이던 것이 2005년엔 동시 접속자 수 7만2000명에 사용자 수 250만 명에 달하는 급성장을 보인다. 그러나 인터넷 바둑도 이때부터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고 2008년의 통계는 위에 밝힌 대로 2005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기원이 체육진흥공단의 도움을 받아 펴낸 2009 대한민국 바둑백서(비매품)는 이 외에도 한국 바둑사와 중국, 일본, 대만 바둑계의 변화 등을 담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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