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cover story] 아이구 Mone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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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발비를 아끼려는 알뜰 주부의 서툰 손길에 아이는 비명을 지릅니다. 지켜보는 여동생이 크면 엄마를 닮을 것 같습니다. 활짝 핀 장미는 이 가족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서울 서소문공원에서 연출했습니다.
독자 모델=송수미(37.대경중 교사)씨, 김홍식(10.동산초등4)군, 김소연(8.동산초등2)양.

안녕하세요. ^ ^ 전 경문고등학교 영어 교사 김서영이라고 합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동화 속 소녀 같은 제 의상이 좀 튄다구요. 글쎄 저도 좀 민망하긴 하네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선생님, 너무 오버하신 것 아니에요"라고 놀리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쑥스럽지만 제 자랑 잠깐 할까요. 저의 재산 목록 1호는 적금통장입니다. 모두 7개죠. 전 월급을 받으면 65% 정도를 즉각 저축한답니다. 한달 용돈은 단 25만원. 주위에선 "지독한 짠순이야!" 라며 혀를 내두르지만 전 통장을 볼 때마다 뿌듯하기만 합니다.

전 대학생 때부터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았어요.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대학 3학년 땐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죠. 이런 알뜰함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자연히 보고 배운 거랍니다. 어머니는 지금도 물건 값이 10원이라도 더 싼 곳을 찾으시려고 꼼꼼하게 전단을 뒤적이시니까요.

그런데 얼마 전 중앙일보 week&팀으로부터 특별한 초대장을 받았어요. 요즘 우리네 살림살이가 IMF사태 때보다 더 어렵다니 '짠돌이 나라'에 같이 가 보자는 거더라고요. 동화 속의 '앨리스'처럼 반나절 동안 유엔에도 못 끼는 이 나라의 가정이며 영화관, 중고차 가게 등 구석구석을 살피고 많은 걸 배웠답니다.

이 나라를 둘러보고 느낀 건 하나입니다. 진짜 '짠돌이'는 구두쇠나 자린고비와는 다르다는 거죠. '절약'이 몸에 배어 있고, 이를 위해 아이디어와 정보를 모으는 부지런함은 공통이지만 써야 할 때는 팍팍 쓰거든요. 웰빙을 위한 절약, 이것이 짠돌이의 진정한 모토입니다.

전 5년 안에 제 힘으로 집 하나 장만하는 게 목표랍니다. '짠돌이 나라'를 둘러보니 제 목표를 조금 더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제가 얻은 노하우, '짠돌이 나라'여행기가?

글=최민우.신은진 기자 <minwoo@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독자모델=김서영 경문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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