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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석의 반성 …“논리 무장 안 돼 초식공룡 전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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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홍준표·민주당 원혜영·선진과 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회담에서 쟁점 법안 처리에 합의한 뒤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김형수 기자]


6일 회담에서 여야 원내대표는 최종 합의를 이뤘다. 한나라당은 오후 늦게 의총을 열어 협상안을 추인했다. 그러나 당내엔 “제대로 된 여당 모습 한 번 보여 주지 못한 채 야당에 끌려가고 말았다”는 분위기가 퍼졌다. 특히 문방위원들의 불만이 컸다. 미디어 관련 법안은 상정 여부도 합의되지 않아서다. 고흥길 위원장, 나경원 간사, 진성호 의원은 차례로 발언권을 얻어 “미디어 법안 상정에 대한 복안은 있느냐”고 따졌다. 고 위원장은 “상대방이 상정을 원천 봉쇄하고, 의장도 직권상정을 못 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상정 시기조차 언급되지 않은 이번 합의안은 수용키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 간사는 “다른 법안은 상정 합의했다면서 미디어 관련 법안은 왜 상정 시기가 합의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진 의원은 “이번 협상에서 민주당의 문방위 점거 책임 문제를 이야기했느냐”고 물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문방위원들에게 따로 설명드리겠다”고 달랬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모두 불만이지만 야당이 힘이 세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협상에서 ‘수세’에 몰린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선 “전략 부재 때문”이란 진단이 나온다. 특히 172명의 의원 개개인이 입법전쟁에 참전한 병사들이었지만 정작 전투는 장수(원내대표)들 간의 고공전으로 진행되면서 당내 결속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주요 쟁점 법안에 대한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의원들의 법안 숙지도가 낮고 논리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현기환 의원은 “법안 기초 때부터 국민에게 설명하는 찬반토론 과정이 생략됐다”며 “그러다 보니 상당수 의원이 당이 선정한 85개 법안의 내용을 100% 숙지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의총을 열어 토론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도 이런 지적에 공감하며 전열 재정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주요 법안들의 1월 처리는 물 건너간 만큼 2월까지 의원들과 국민에 대한 홍보전을 펼쳐 법안 처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분위기다.

한선교 홍보기획본부장은 “2004년 사학법 개정 당시 열린우리당이 ‘사학 비리 척결’을 내세워 여론몰이를 할 때 우리는 전교조 문제를 내걸어 여론을 역전시켰다”며 “남은 기간 충분한 홍보를 통해 미디어 법안 등의 필요성을 역설해 가능하면 2월 중에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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