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비리 물증찾기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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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물증을 찾아라-.” 25일 김현철(金賢哲)씨 청문회는 비록 국민의 실망속에 끝났지만 야당의원들이 金씨의 비리 관련 물증을 찾기 위해 벌였던'한바탕 소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민석(金民錫.국민회의)의원은 金씨 청문회 이틀전인 23일낮“경기도용인시이동면천리에 현철씨가 숨겨놓은 땅 10만평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즉각 비서관들이 현지에 파견됐다.이장과 동네 교회 목사들을 닥치는 대로 만났으나'맨땅에 헤딩'격. 4시간동안의 탐문끝에 결국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사회복지관을 발견했을 때는“드디어 꼬리가 잡혔다”고 환호성까지 질렀다.그리고 오후 10시가 다 돼 수소문끝에 찾아간 땅은 현철씨의 땅이 아닌 김현철(金顯哲)전삼미그룹회장의 땅.동명이인(同名異人)이었다.

국민회의 민원실 오길록(吳佶錄)종합민원실장은 청문회 전날인 24일“서울방배동의 정보근(鄭譜根)한보그룹회장 집 근처에 金씨의 비밀 아지트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민원실 직원들을 대동하고 현장에 출동했다.1조는 탐문수사조,2조는 등기부등본 확인조.그러나 결론은 역시 동명이인. 金의원은 24일 신문이 진행중이던 청문회장을 뒤로 한채 대낮부터 서울 강남의 룸살롱등을 순회했다.

“김현철씨와 정보근등 鄭씨 형제,그리고 박태중(朴泰重)씨와 젊은 사업가들이 수시로 술집에 왔다”는 제보를 해온 술집 종업원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제보자는 주로 여자 접대부와 술집 웨이터.金의원은 B살롱등 여러 술집을 돌았으나 딱 떨어지는 제보를 접하지 못한채 오전 3시 의원회관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金의원은“제보자들이'마담-여종업원-웨이터의 고리가 워낙 강해 한쪽에 피해가 갈 우려가 있다'며 증언을 꺼리더라”고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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