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 원하는 여성에게 희소식 - 부산대병원, 정자은행 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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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정자 부족등으로 임신하지 못하는 부인에게 정자를 제공합니다-. 인공수정을 원하는 여성들이 신체특성에 따라 정자를 선택할 수 있는 구미(歐美)형'정자은행'이 부산대병원에 개설된다.정자은행(행장 朴남철 비뇨기과 부교수)은 신관 3층 비뇨기과내에 정자관련 임상검사.정자보존 냉동기자재를 갖추고 30일 개소식을 갖는다.

병원측은 윤리.도덕적 비난소지를 없애기 위해 엄격한 과학적.윤리적 근거에 따라 정자은행을 운영할 계획. 다른 남자나 남편의 냉동보존된 정자로 인공수정을 원하는 여성들에게는 미국불임학회의 92년 정자공여 규정에 따라 개설 6개월뒤인 10월부터 정자를 매매한다.

이에따라 배우자의 정자부족이나 무정자로 아이를 갖지 못했던 여성들은 정자은행을 통해 타인 또는 남편의 보존 정자를 합법적으로 구입해 인공수정을 거쳐 임신할 수 있게 됐다.

특히'정자 주인'인 남자의 머리칼색깔등 신체적 특성도 알 수 있어 인공수정을 원하는 여성들은 정자를 고를 수 있다.국내에는 일부 종합병원에서 연구실단위의 소규모 정자보관소가 운영돼 왔으나 신체특성에 따라 수정 정자를 선택하는 본격적인 구미식 정자은행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자은행은 또 젊은 고환암환자의 경우 고환제거수술전에 정자를 채취해 보존한뒤 수술후 환자에게 제공하고 수술후 가임능력이 없어지게 되는 백혈병 환자도 수술전 정자를 모아 보존할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이러한 정자은행 운영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자학 분야의 기초연구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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