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친환경 혁신도시’ 탄력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대구시 신서동 혁신도시 1공구 건설 현장에서 김양기(46) 소장이 현장을 가리키며 작업 진척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는 한국가스공사·한국감정원 등 11개 공공기관이 2012년 말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홍권삼 기자]

 “‘꿈의 신도시’가 들어설 수 있도록 든든한 주춧돌을 놓겠습니다.”

대구시 동구 신서동의 혁신도시 1공구 건설 현장. 지난해 12월 31일 이곳에서 만난 김양기(46·남양건설) 소장은 매서운 바람을 헤치며 공사 현장을 누볐다. 작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현장에는 빗물관과 하수도관이 널려 있다. 굴삭기 여러 대도 눈에 띈다. 야산을 깎고 논·밭을 밀어 평지로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다. 남쪽으로 비스듬하게 내려가는 형태의 혁신도시 터는 경부고속도로에 인접해 있다. 지대가 높다 보니 멀리 수성구 시지택지지구와 대덕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공사는 지난해 9월 시작됐다. 2007년 9월 착공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에 대한 토지 보상이 늦어지면서 1년이 밀린 것이다. 김 소장은 “공사가 늦어져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가 맡고 있는 1공구의 면적은 58만5000㎡다. 야산과 마을을 밀어 터를 고른 뒤 빗물관·하수관·상수도관 등을 설치하는 기반조성 공사다. 앞으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한국산업단지공단·한국감정원 등 공공기관이 들어설 중심지다. 중장비 기사 등 하루 50여 명이 매달려 2010년 말 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이어 공공기관이 사옥 건립에 들어가 2012년 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착공이 늦어진 만큼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1공구의 양쪽에 위치한 2, 3공구도 2일 착공됐다. 2공구는 196만2000㎡, 3공구는 166만9000㎡로 아파트와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설 지역이다. 전 공구가 착공된 것은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처음이다. 2, 3공구는 시공사인 대림산업과 서한이 현장사무소를 짓느라 분주했다. 혁신도시 건설공사가 본 궤도에 올랐다.

그동안 곡절도 많았다. 주민들과 보상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한동안 공사가 연기됐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혁신도시 재검토’ 논란이 일 때는 위기를 맞는 듯했다. 시행사인 한국토지공사의 이태봉(43) 현장소장은 “토지 보상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작업이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테마형 친환경도시 만든다”=대구 혁신도시는 순인구밀도(주거지역의 인구밀도)가 ㏊당 349.3명으로 750명 선인 경기도 일산·분당 등지 신도시보다 거주 인구가 적다. 공원·녹지비율도 30%로 다른 신도시의 20%를 넘어선다.

신도시는 시각·청각·후각 등을 만족시키는 테마형으로 꾸며진다. 조각공원과 솔라시티 상징물 등을 설치하고 건물마다 경관 조명을 설치해 시각효과를 끌어내기로 했다. 도심 네 곳에는 나무터널 오솔길을 만든다. 이곳에 있는 율하천과 송호지를 이용해 생태체험 하천도 선보인다. 향기가 나는 아카시·향나무·라일락 나무 등을 많이 심고, 수(水) 공간을 크게 늘려 후각과 청각을 만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식당마다 테라스를 만들고 맛집 골목도 조성할 예정이다. 사과와 복숭아 나무를 가로수로 심는다. 김현호 대구시 혁신도시지원단장은 “신도시를 ‘오감(五感) 만족 도시’로 꾸며 누구나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홍권삼 기자

◆대구 혁신도시=대구시 동구 신서·각산·대림 등 9개 동 421만6000㎡에 건설되는 신도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신용보증기금 등 11개 공공기관이 이전한다. 단독주택 866호, 아파트 8335호가 건설돼 2만6600여 명이 거주하게 된다. 안심과 경산을 연결하는 진입로 4개가 건설된다. 1조6168억원이 투입되며 2012년 말 완공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