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미국, 자원봉사 축제준비로 들썩 - 필라델피아 서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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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만큼 조직적으로 꾸준히 미래 준비의 맥을 짚어나가는 나라도 별로 없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미'교육 대통령'이 되기를 선언했고,앨 고어 부통령은 오래전부터'정보 슈퍼 고속도로'등 21세기를 앞서가기 위한 정보화 프로젝트에 정치 생명을 걸었다.

그런 미국이 이번에는 역대 대통령등 각계 지도자와 시민.단체.지역사회.기업들이 모두 동참하는 거국적인'자원봉사'캠페인을 시작한다.

미국 최초의 수도였던 필라델피아에서 27~29일 사흘간 열리는'미국의 장래를 위한 정상들의 모임(The Presidents' Summit for America's Future)이 그것이다.〈5월1일자 뉴스위크 한국판 게재〉

미국의 장래를 걸머질 청소년.어린이들을 훌륭히 길러내는 일이 국가의 제1과제며,이를 위해서는 '세금을 거둬 일을 하는 정부'가 아닌'자발적으로 나서는 민간'이 훨씬 큰 힘이 된다는 컨센서스 아래 자원봉사의 새 물결을 일으키기 위한 행사다.

'필라델피아 서밋'이야말로 20세기 미국의 가장 큰 자원봉사 축제이자 21세기 미국의 장래를 위한'주춧돌 놓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거국적.초당적 합의=이번 행사의 의장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이 맡는다.

민주당의 다음 대통령 후보 출마를 노리고 있는 고어 부통령의 가장 큰 잠재적 경쟁자인 파월이 의장을 맡는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이번 행사는 애초부터 초당적(超黨的)인 바탕에서 시작됐다.

부시 전 대통령이 88년의 대통령후보지명 수락연설에서 처음'1천 곳에 빛을'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후 부시.클린턴 행정부는 연이어 자원봉사를 북돋우기 위한 법안들을 마련했고,이에따라 과거의 평화봉사단(Peace Corps)을

본뜬'미국봉사단'(Ameri Corps)의 활동이 94년부터 시작됐다.

◇미래 구상과 준비=청소년.어린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데 자원봉사의 역량을 집중시키자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표다.

미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외부의 적대국들이 아니라 내부의'청소년 문제'라는 인식 때문이다.

자원봉사의 구체적인 다섯가지 과제로 ▶1대1의 조언▶학교 밖에서의 안전▶보건.의료▶직업실무 교육▶지역사회 봉사환원등을 이미 설정해 놓았다.

◇광범위한 참여=각계각층이 모두 참여하는 축제 성격의 행사다.미 50개 주 대표를 포함,전국 1천7백여 지역사회대표들과 함께 1백명 이상의 대기업회장,오프라 윈프리.존 트래볼타등 방송.연예인,대부분의 주지사,종교.자선 단체 지도자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한다.

클린턴.부시.포드등 전.현직 대통령 부처는 물론 치매를 앓고 있는 레이건 전 대통령을 대신해 부인 낸시가 참석한다.

이미 코카콜라.그리스정교회.셸오일등 많은 기업.종교단체들이 구체적인 자원봉사 계획을 밝혔고 행사 첫날인 27일에는 전.현직 대통령 부처들이 필라델피아 거리를 청소하는 자원봉사활동에 동참할 예정이다. [워싱턴=김수길 특파원]

<사진설명>

자원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콜린 파월 전미합참의장이 자신을 따르는

청소년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뉴스위크 한국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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