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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섭씨 안기부 人事 좌지우지 - 두 前감찰실장 증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기섭(金己燮)전안기부운영차장은 김현철(金賢哲)씨와 유착은 물론 기조실장 부임 직후부터 안기부 인사에 전횡을 일삼았다고 민병서(閔丙瑞).김종화(金鍾和)전안기부감찰실장이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현정부 출범직후인 93년 3월25일 전체 지부장급(1급)간부중 70%인 19명에게 연수원 파견,대기발령 처분이 내려졌는데 金씨가 이 과정에서 공적 기준보다 정치적.사적 인사기준을 적용했다는 혐의와 비판을 받고 있다.

2선후퇴를 당한 고위간부들은 정치에 간여했다는 표면상 이유가 제시됐으나 국제1,2,3국장등 해외부분 요원도 다수 포함돼 있었으며 안기부내의 친(親)민주계 직원들은 오히려 승진하고 요직에 민주계 인사를 특채하기도 했다고 전직 간부들은 밝혔다.

金씨는 자신이 미는 사람을 하루 아침에 일선 출장소 평직원에서 도지부 과장으로 승진발령하는가 하면 경합자의 10년전 근무중 음주기록을 들춰내고 이에 이의를 제기한 감찰실장을 인사위원에서 제외시키는등 편법과 변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閔.金씨는“金차장의 후원아래 대구 특정고교 출신들이 얼마전까지 국내 정치.경제담당 국장과 기조실장.감찰과장등 핵심 요직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밝혔다.94년말까지 감찰실장을 지낸 閔씨는“金씨가 정기승진과 인사 때마다 정치권의 인사청

탁을 막기는 커녕 적극 반영했다”고 증언했다.

閔씨는 외부청탁의 근원으로 김현철씨와 민주계 현역 정치인및 청와대 고위인사등을 거명했다.金씨가 이들의 청탁을 받아주는 것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는 것.감찰업무에 7년동안 종사한 김종화 전감찰실장은“金씨는 3년동안 무원칙한 정실

인사를 해 업무효율과 일부 부서의 능력을 떨어뜨려 국가적 손실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탈락자들은“최장수 부장인 이후락(李厚洛)부장도 비서실 근무자 몇사람을 승진시킨 것 외에는 인사를 원칙대로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金씨는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 질책한 김덕(金悳)안기부장에게 “피치못할 부탁이다.사심(私心)은 없다”고 변명했다고 관계자들은 증언했다.

閔.金전실장은“창설이후 내려온 업적 위주 인사전통이 金씨의 기조실장 취임이후 무너졌으며 이로 인해 줄 잘서야 승진한다는 풍토가 만연하고 기안중인 문서의 외부 유출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閔씨등은 또“金씨가 인사 실세로 자리잡자 1,2차장에게만 보고토록 돼 있는 각종 정보와 보고서가 지휘계통이 아닌 金씨에게 오히려 먼저 건네지기도 했으며 직원들의 정치권 눈치보기가 늘어나는등 부작용이 심각했다”고 공개했다.김기섭씨는 또 수시로 김현철씨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김현철씨의 메시지를 장관들에게 전달하는 심부름꾼 역할도 수행했다고 민병서.김종화씨는 증언했다. 〈김현종 기자〉

<사진설명>

김기섭 前운영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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