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 귀순 차분한 환영 - 황장엽씨 서울着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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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북한 황장엽(黃長燁)비서가 무사히 서울땅을 밟자 시민들은“대북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차분하게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와 대학 운동권에서는 이른바'황장엽 리스트'등으로 공안정국이 되거나 최근 민간차원에서 일고 있는 북한동포돕기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기도 했다.

연세대 한상완(韓相完)학생처장은“일부 학생운동권이 갖고 있는 북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철규(李哲圭.32)통일협회 사무국장은“민간차원의 북한동포돕기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혹시 대북관계가 경색될까 걱정스럽다.만약 정부가 정국타개용으로 이용한다면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며 경계했다.

94년 귀순한 김대호(金大虎.38)씨는“黃비서의 귀순을 일단 환영하며 정부와 국민 모두가 따뜻하게 포용하고 예우했으면 한다.그러나 그의 발언 때문에 대북관계가 경색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黃비서의 평양상업학교 동문들은 7회 졸업생인 그의 한국행에 앞서 동창회를 열고 환영행사를 준비하는등 매우 바쁜 모습이었다.

黃씨의 5년 선배인 유창순(劉彰順.80) 전국무총리는“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다.국민 모두가 따뜻하게 맞아주기를 바란다”며 환영했다.

동창회장 최재경(崔在京.66)씨는“다음달 17일을 전후해 일본에 있는 동문 10여명이 참석하는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기로 했다.지난 2월 망명소식이 전해진후 모금운동에 나서 이미 수천만원을 모았다”고 전했다. 〈김상우.김태진.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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