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 결단만 남아 - 전두환.노태우씨 사면論 정계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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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권은 17일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 사면문제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자민련은 아예 사면을 촉구했고,국민회의는 당사자 사과와 국민적 여론을 전제조건으로 내놓았다.

…신한국당은 全.盧씨 사면에 상당히 긍정적이다.“대선에서 이기려면 대선전에는 꼭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회창(李會昌)대표는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지만 그의 측근들은“대통령이 국민대화합과 결자해지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며 사면을 희망하는 눈치다.

이한동(李漢東)고문측은 “이제 대통령 결단만 남았다”며 반응을 보였으며,민주계 김덕룡(金德龍)의원측은“입장이 없다”며 굳이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찬종(朴燦鍾)고문은“국민적 합의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고,이홍구(李洪九)고문은“국민화합 차원에서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한국당이 저울질하는 사면 시기는▶5월14일 석가탄신일▶광복절▶15대 대선 직전의 적절한 시점▶성탄절▶차기정권 출범직후등이다.이중 광복절 특사가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께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그 후보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全.盧씨 사면을 건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국민회의는 여론에다 두 전직대통령의 참회와 반성을 사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김대중(金大中)총재는 17일 대학생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먼저 당사자들이 과거를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며“국민 사이에 용서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그때 가서 여론을 봐가며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 문제가 거론되는 것에는 경계심을 나타냈다.한 당직자는“金대통령이 이 문제로 김현철(金賢哲)씨 문제를 덮으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련은 이제 사법처리가 마무리된 이상 가능한한 빨리 사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이정무(李廷武)원내총무는“우리 당은 당초부터 특별법을 제정해 전직대통령을 사법처리하려는 것이 잘못임을 지적해 왔다”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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