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언어장애 증상 청문회 재소환에 큰 영향 - 정태수씨 입원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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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태수(鄭泰守) 한보 총회장이 중풍증세 재발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함에 따라 한보특위 정국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당장에 다음달 2일로 예정된 鄭총회장의 재소환이 영향을 받게될지도 모르게 됐다.

법무부 교정국은“언어장애 증상을 보이지만 심각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그러나 안양병원으로 갔다가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것을 보면 상황이 보다 심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중풍 증세로 쓰러진 것이 이번이 세번째라는 점도 큰 부담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지난 7일의 鄭씨 청문회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었다는 비난에 고민해왔다.그래서 다음달 2일의 재소환을 별러왔다.그러나 우선 병원측이 허락을 할지도 미지수고 증언 도중 쓰러질 우려도 있다.한보특위로서도 강제출석을 요구하기가 껄끄럽게 된 것이다.

鄭총회장의 입원을'시한폭탄 제거'로 보는 시각도 있다.鄭씨는 한보사태의 총체적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정치권과 한보특위,그리고 검찰까지도 그동안 그의 입을 주시하며 조마조마 해온 것이 사실이다.

검찰이 한보돈을 받은 정치인 33명을 공식소환한 직접적 계기는 鄭씨가 TV로 생중계되는 청문회에서 중앙일보가 보도한'정태수 리스트'를 공식 확인한 것이란 후문이다.

그러나 鄭총회장이 건강 때문에 더 이상 추가 증언과 진술을 못하면 시한폭탄은 꺼지는 셈이다.그 경우 지금까지 확보된 진술과 증언만으로 모든 것을 처리해야 한다.

검찰로선“鄭씨가 심경변화를 일으켜 엉뚱한 발언을 하는게 아니냐”고 조마조마할 필요없이 기존 진술을 기초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정치권,특히 신한국당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가장 불안정하던 변수가 상수(常數)로 변하면서 대응이 훨씬 용이해질게 틀림없다.

한보 청문회의 성격이 변화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관심이 김현철(金賢哲)씨와 김기섭(金己燮)전안기부 운영차장,측근 박태중(朴泰重)씨등 소위'소산(小山)인맥'으로 옮겨갈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일단 鄭회장의 입이 닫혀지면 훨씬 여유를 찾을 가능성도 크다.한보사태의 꼭지점인 鄭총회장의 입원은 이래저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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