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신동 우즈 황제로 등극 - 최연소.최소타.첫흑인 마스터스 신기록 잔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사람들은 이제 그를'골프황제'라 부르기 시작했다.

마스터스는 그가 제위에 오르는 즉위식이 됐다.'골프천재'타이거 우즈가 약관 21세에 잭 니클로스의 제위를 계승했다.

그는 마스터스 61년 역사상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성지'를 밟은 영웅이 됐다.'1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라는 칭호와 함께. 〈관계기사 34면〉

14일(한국시간) 미국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막을 내린 97마스터스골프대회.그곳엔 오로지 우즈만이 있었다.마스터스는 '우즈의,우즈에 의한,우즈를 위한 대회'였다.

전세계 골프팬들은 새 영웅 탄생에 환호했다.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백70타.2위 톰 카이트(2백82타.미국)를 무려 12타차로 따돌린 완벽한 우승.

프로데뷔 고작 8개월에 불과한 신출내기.그러나 우즈는 너무나 거대했다.

각종 마스터스기록을 무더기로 갈아치웠다.마스터스 사상 최소타수 우승,최연소 우승.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최초의 흑인골퍼.

2위와의 12타차는 메이저대회사상 1862년 영국오픈에서 13타차로 우승한 전설적인 골퍼 톰 모리스 시니어에 이어 두번째 최다타수차 우승이다.

'신이 내린 골퍼'라는 칭송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평균 3백4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한치의 오차없는 아이언과 퍼팅,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담력.

인디언.중국인의 피가 섞인 흑인 아버지와 태국인.중국인.백인의 피가 뒤섞인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우즈는 아장아장 걸음마를 걷기 시작하던 3세때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그해 네이벌골프코스에서 9홀에 48타를 기록,영웅의 탄생을 예고한 우즈는 그후 '골프제왕'잭 니클로스가 남긴 발자취를 모두 지워버리며 그뒤를 이었다.

17세때인 지난 93년에는 미국 주니어아마추어챔피언십 3연패(91~93년)의 위업을 이뤘다.

스탠퍼드대 2학년때인 지난해 8월에는 미국 골프사상 처음으로 미국아마추어 챔피언십 3연패(94~96년)의 금자탑도 쌓았다.

그러나 아마추어무대는 그에게 너무 좁았다.더이상 세울 기록이 없었다.

지난해 8월말 우즈는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데뷔 다섯번째 대회인 라스베이거스초청대회에서 데이비스 러브 3세를 연장전끝에 제치고 우승,프로데뷔 첫우승을 신고했다.

이어 96시즌 마지막 대회인 디즈니클래식에서 또다시 우승해 2개월도 채 안되는 사이 7개 대회에서 2승을 기록,획득상금 73만4천7백94달러(약 6억6천만원)로 랭킹 23위에 올랐다.프로데뷔후 챙긴 상금은 마스터스 우승상금(48만6천달러)을 포함,1백75만7천5백94달러(약 15억8천만원).

그러나 상금은 푼돈에 불과하다.나이키사와 5년간 4천만달러에 전속계약을 체결했고 타이틀리스트.코브라 골프채를 사용하는 대가로 받은 2천만달러등 프로데뷔하자마자 단숨에 6천만달러(약 5백40억원)를 챙겨 돈방석에 올랐다.

이미 우즈의 시대는 활짝 열렸다.'타이거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고 그의 샷 하나하나는 바로 골프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남은 것은 단 하나.우즈가 과연 한해에 4대 메이저대회를 동시에 제패하는 진정한 그랜드슬래머가 언제 되느냐는 것. 〈김종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