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韓·日에 고급쌀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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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달 24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의 징허(菁禾)곡물회사. 일본에서 수입한 최신식 도정 기계가 하루 120t의 쌀을 처리하고 있었다. 도정 과정은 모두 컴퓨터를 통해 통제됐다. 이 창고의 쉬훙샤(許紅霞)공장장은 "품질을 높여 한국과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신식 기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중국 농업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품질을 높이고 친환경 농법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쉬 공장장은 '중국 쌀은 품질이 낮다'는 지적에 손을 내저었다.

중국인들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과거 같은 품질로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고, 까다로운 한국과 일본의 수입 위생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도 품질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쌀의 도매가는 ㎏당 5위안으로 일반적인 중국 쌀 가격의 두배에 이른다.

중국 정부도 고급 쌀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1ha(3000평)당 900위안의 각종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주면서 농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종자 구입비 지원은 고품질 종자를 쓸 경우에 한해 지원된다. 이로 인해 밥맛이 좋은 자포니카(중단립종)계열 쌀의 생산 비중은 1980년 11%에서 27%로 높아졌다.

지린성 내 주요 쌀 재배지역인 공주령시의 농업 관계자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면 쌀 생산량이 30% 줄지만 가격은 5배 이상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기농 재배 농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시장이 추가로 개방된다 하더라도 중국 쌀이 시장을 싹쓸이할 정도로 수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전업농이 생겨나고 있으나 1인당 경작면적이 300평 정도에 불과하고 싼 노동력에만 의존하는 후진적 농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요 쌀 생산지인 동북 3성의 경우 용수 부족으로 재배 면적을 크게 늘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홍성재 농무관은 "이번 쌀 협상에서 중국은 당장 쌀 수출을 늘리는 문제보다는 대한(對韓)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장기적인 교역 환경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창춘=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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