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정치로비 또다른 창구 - 박승규씨 누군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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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치권에'박승규(朴承圭.한보재단이사장.사진)리스트'가 새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한보사건이 터졌을 때 한보와 정치권의 고리로 거론된 朴씨가 다시 전면에 떠오른 것이다.

검찰에서 조사받은 김용환(金龍煥)자민련 사무총장이 12일“한보문화재단 朴이사장으로부터 당보 광고비 명목으로 1천만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해 그가 다시 거명됐다.

검찰은“정태수(鄭泰守)총회장이 金총장에게 전달하라며 朴이사장에게 5천만원을 주었으나 朴이사장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朴씨는 鄭총회장으로부터 몇몇 정치인에게 전해주라는 돈을 중간에서 떼먹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정부 고위 소식통이 말했다.

중앙일보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朴씨와 접촉하려 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2월초 자신과 朴씨와의 관계에 의혹이 쏠리자“그는 박정희(朴正熙)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하는 민정수석이어서 육영수(陸英修)여사 모교인 배화여고 기념사업을 할 때 鄭총회장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그래서 한보에

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朴씨는 65세로 충남 홍성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뒤 고려대 교수를 하다 지난 71년부터 79년까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80년 초대 환경처장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친 뒤 도쿄대와 게이오대 방문교수,미국 UCLA대 객원교수생활을 거쳐 91년부터 96년까지 한보그룹 회장을 맡았다가 한보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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